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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고봉산성의 ‘안장왕과 한주’의 러브 스토리

김혜미 고구려복식 연구 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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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에 있는 고봉산성은 고구려 22대 안장왕(安臧王)과 백제의 토호인 딸 한주(韓珠)의 로맨스가 전설로 내려온다. 우리 민족 최고 고전인 춘향전의 스토리 구성과 너무 닮았다.

 

안장왕은 문자왕의 장남이고 본명은 흥안(興安)이다. 그는 태자 시절에 상인 행색을 하고 개백현(皆伯縣·지금의 고양)을 염탐했다. 백제 정보원의 눈에 띄어 한씨 집에 숨어 있던 안장왕은 한주를 보고 첫눈에 반해 버렸다.

 

한주와 은밀히 정을 통하고 부부의 언약을 맺은 그는 “나는 고구려의 태자다. 고구려로 돌아가 대군을 이끌고 이 땅을 취한 뒤 그대를 맞이하리다” 하며 고구려로 돌아갔다. 고구려로 돌아와 519년 문자왕이 죽고 안장왕이 21세 나이에 왕위를 계승했다. 안장왕은 장군을 자주 보내 백제를 쳤지만 항상 패배했다.

 

한편 한주의 미모를 들은 개백현의 태수는 한주의 부모에게 한주와 결혼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했으나 한주는 죽기를 각오하고 거절했다. 한주 부모의 압박과 태수의 진노가 대단했다.

 

한주가 갇힌 사실을 은밀히 알아낸 안장왕은 초조하고 안타깝기 그지없었으나 한주를 구할 길이 없었다. 그래도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안장왕의 여동생 중에 고안학이 있었다. 그도 절세미인이었다. 그는 늘 을밀이라는 장군에게 시집가고 싶어 했고 을밀도 고안학에게 장가들고 싶어했다. 하지만 왕은 을밀의 가문이 한미하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았다. 이때 을밀도 부름을 받고 왕을 알현했다.

 

그는 왕에게 “신의 소원은 안학과 결혼하는 것뿐입니다. 신이 안학을 사랑하는 것은 대왕이 한주를 사랑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대왕께서 신의 소원대로 안학과 결혼하게 해주시면 신도 대왕의 소원대로 한주를 찾아서 올리겠습니다”라고 했다.

 

한편 계백현 태수는 한주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사람을 보내 회유했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오늘 너를 죽일 계획이지만 네가 마음을 돌리면 살려줄 것이다. 그러면 오늘이 너의 생일이 되지 않겠느냐?”

 

한주는 대답했다. “태수가 제 뜻을 꺾지 않으면 태수의 생일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태수의 생일이 저의 죽는 날이 될 겁니다. 만약 저의 생일이 된다면 태수에게는 죽음의 날이겠지요.”

 

태수는 대로해 빨리 형을 집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때 초청 무사를 가장해 연회장에 들어간 을미 장수가 “고구려 병사 10만명이 성에 들어왔다”고 외치자 성 안이 크게 동요했다. 이 틈을 타 을밀은 병사들과 함께 성을 넘어 감옥을 부수고 한주를 구했다. 을미가 고을을 쳐 항복을 받아내는 틈을 타 한주는 높은 곳으로 올라가 봉화를 올렸다. 봉화가 피어오르는 것을 본 안장왕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백제 고을들을 지나 개백현에 가서 한주를 만났다.

 

고봉산 봉수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이용됐다. 본래는 백제에서 봉화를 올렸겠지만 나중에는 한씨 미녀가 안장왕과 고구려군을 불러오는 신호로 이용된 것이다. 여지승람(輿地勝覺) 봉수조에 고봉산 봉수가 기록돼 있으며 고봉산성은 안장왕과 한주의 애틋한 사랑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고봉산성은 고양시의 주산이다. 지금의 고봉산은 나무들이 많아 잘 보이지 않지만 1980년 전까지만 해도 고봉산은 해발고도가 높지 않아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주변 일대와 대곡평야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도 고양시 고봉산성에는 ‘안장왕과 한주미녀’의 사랑이야기가 흘러 내려오고 있으며 이 설화는 고양시뿐만이 아닌 경기도의 역사문화이자 역사유적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