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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프리즘] 제물포 르네상스, 다시 문화의 봄은 오는가

강도윤 ㈔인천도시재생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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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천은 ‘제물포르네상스’가 화두다. ‘르네상스’는 문화의 암흑기 중세를 지나며 그리스나 로마의 인본주의 문화로 회귀하려는 14~16세기 유럽에서 일어난 문화운동을 일컫는다. 문화가 있고, 즐길거리가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서 개항장 일대의 제물포가 다시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1883년, 인천의 개항으로 열강들의 문물이 제물포를 통해 우리나라에 유입됐고, 그 흔적들이 중구 일원 개항장 일대에 귀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몇 년 전 군산의 개항장 일대를 답사한 적이 있었는데, 마치 근대역사관 안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개항장 스토리가 한눈에 들어왔다. 인천은 군산보다 앞서 개항했고 근대 최초로서 많은 역사적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개항장을 아우르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로 엮어내는 데는 산발적이고 미흡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지금 문화가 자본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처럼 구겐하임미술관 유치가 세계적 관심을 집중시켰고, 영국은 버킹엄궁처럼 왕가가 거주하는 곳까지도 개방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핵심은 스토리가 기반이 되는 문화적 장소 발굴이다. 콘텐츠가 있는 특별한 의미로의 장소화를 통해 즐길거리가 많아지면 그곳은 몇 번이고 다시 가고 싶은 특별한 지역이 될 것이고 수많은 장르의 경제적 파급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와 정책이 혼동될 때가 있다. 인천은 민선 이후 4년마다 집권당이 바뀌면서 정책이 정치처럼 사용돼 중간에 명분없이 폐기되는 경험을 반복해 겪어 왔다. 새로운 시정부가 구성되면 전임 시정부에서 추진하던 사업들이 설계나 기본계획 단계를 넘어서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폐기되는 사례가 유독 인천에 많았던 일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간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제물포 르네상스의 청사진을 보면 꿈같은 이야기처럼 보인다. 당연히 하루아침에 이뤄질 일은 더욱 아니다. 우주시대를 개척한 사람들처럼, 분명 도시는 꿈꾸는 사람들에 의해 새로운 청사진이 그려졌다. 바다를 메워 인천공항이 들어섰고, 그 바다를 연결하는 우리나라 제일 긴 다리 인천대교로 송도와 영종도가 이어졌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꿈같은 얘기였다. 정치가 정책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실현되기까지는 무르익어 내용으로 채워질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건물도 그곳에 누가 사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역주민들의 문화가 꽃피는 제물포 르네상스가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