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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작가 "생동감 넘치는 예술실험은 나의 힘" [문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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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연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 무제로 전시장과 환경에 맞춰 관객들이 명명하는데로 불리길 정 작가는 원한다. 정자연기자

 

수원시 행궁동 행리단길을 걷다보면 모든 꾸밈을 떼어낸 채 본연의 모습으로만 남은 건물 하나가 보인다.

 

새로운 쓰임을 기다리는 그 건물은 얼마 전까지 ‘초원여관’이란 간판을 달았었다. 간판을 떼어내고 임대를 알리는 그 건물을 정수연 서양화가는 우연히 마주했다.

 

화랑을 운영하는 그는 얼마든지 화려한 전시장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덜어내고 예술 본연의 아름다움을 관객과 함께 하고 싶었다. ‘관객에게 가장 최근의 작품을 보여주고 소통하자’.

 

건물 본연의 모습을 살려 전시를 하고자 마음 먹었다. 전시장은 곧 작업실이 됐다. 지난 1월 11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진 정수연 작가의 전시 ‘문닫은 여관-아트 쇼’가 열린 배경이다.

 

그는 전시 기간 예술의 날 것 그대로를 일반 시민에게 드러내며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1층과 2층, 옥상으로 이뤄진 건물에 그 어떤 치장도 하지 않았다.

 

고스란히 드러낸 여관의 맨살은 건축의 원형 그 자체. 벽지가 모두 뜯긴 채 콘크리트의 맨살을 오롯이 드러낸 건물은 기괴하면서도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묘한 분위기를 냈다.

 

그는 “50호짜리 캔버스 20개를 들고 와 전시장에서 작업을 이어나갔다”며 “영하권의 기온에서 창문이 모두 뜯긴 상태로 난방 하나 되지 않는 빈 건물. 자연과 하나된 전시장 덕분에 외부 환경이 작품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물감이 추위에 얼어버린 흔적, 붓이 얼어버려 제멋대로 캔버스를 누린 흔적, 흩뿌린 물감이 자연 현상의 원심력과 중력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완성한 작품들이 탄생했다. 1, 2층의 ‘문닫은 여관’ 건물 전체가 하나의 퍼포먼스가 됐다.

 

지난달 31일까지 열린 정 작가의 전시가 열린 수원 행궁동의 빈 여관. 정자연기자

 

색다른 실험에 지나가던 사람들은 곧 관객이 되어 전시에 참여했다. 작품엔 좌우, 상하 등 뚜렷한 경계가 없었고 제목도 없었다. ‘강아지 가족의 탄생’ 등 관객이 해석하는데로, 제목을 짓는대로 작품은 명명됐다.

 

그는 “작업을 하는 동안 미술운동처럼 스스로 참여했던 것 같다. 여기서 갤러리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관객들이 많았다”며 “무언가 쓰임을 기다리는 공간에 그 짬과 틈을 찾아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하고 전시를 하며,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 자체가 참 좋았다”고 말했다.

 

정수연 작가는 미술가이자 문학가, 기술혁신 전문강사 등으로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서강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홍익대 조소학과 학생들과 미술 동아리를 결성해 창작활동을 시작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면서도 어릴 적부터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림에 대한 열망을 놓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진 광교산 자락 도마치문화예술촌 입주 화가로 작품 활동을 선보였고, 현재 화랑을 운영하면서 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행궁동 전시가 열릴 때 제주도와 인사동에서도 전시를 선보이는 등 관객과 만나는 접점 역시 넓혀가고 있다.

 

그는 관객과 함께 하는 예술 작업,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인사동처럼 행궁동 역시 활발한 작업과 활동들이 늘어나서 또 새로운 문화와 활동이 펼쳐지면 좋을 것 같아요. 관객과 함께 하는 문화운동, 실험의 예술 세계를 많은 분들과 함께 해나가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