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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단상]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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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국민의힘 국회의원

안성과 용인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가 바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다. 평택 주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송탄·유천취수장으로 인해 상류인 안성·용인지역이 광범위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발표된 용인 남사 첨단반도체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의 부지 일부가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지역에 포함돼 있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유천취수장으로 인해 안성 전체 면적의 무려 16%인 89㎢가 1979년 이래 개발에 제한을 받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관련 규제는 환경 규제 중 가장 엄격한 규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은 물론 증설도 힘들고, 업종을 변경하기도 어렵다. 44년간 개발이 힘든 주변 주민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으며 지역은 희망을 잃은 채 낙후돼 있다.

 

그러나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지역의 여건이 급변하며 더 이상 규제를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용인에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걸린 국가산단이 조성되고, 또 천안에도 충남 미래모빌리티 국가산단의 배후지 개발이 필요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식수는 생존에 필요한 기본권이기에 최우선적으로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유천취수장은 수질이 좋지 않아 식수로 쓰기에 부적합한 실정이다. 환경부 자료를 보더라도 유천취수장의 수질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며 전국적으로 수질 악화로 문을 닫은 취수장도 여럿이다. 따라서 유천취수장 문제 해결은 평택시민의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또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지역의 대부분이 평택이 아닌 안성과 용인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그동안 안성, 용인, 천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취수장의 지정·해제 권한을 평택시가 갖다 보니 해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올 초부터 환경부, 국토교통부에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청한 끝에 정부가 송탄·유천취수장에 대체용수를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과거 안성시의 요청에도 평택시가 기존 취수장을 폐쇄할 경우 식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기 때문에 이제는 취수장을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것이다.

 

전국의 지자체가 앞다퉈 물이 부족해 물을 달라고 아우성인데 현재 물보다 깨끗한 1급수를 받는 것은 평택 입장에서는 엄청난 성과다. 관로 작업에 필요한 비용도 인근 지자체들이 상생 협력 기금을 조성해 참여할 수도 있다고 본다. 평택시민은 깨끗한 물을 얻고 안성이나 용인은 44년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이처럼 완벽한 상생 방안이 어디 있겠는가. 한마디로 역사적인 상생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이후 평택시는 상수원보호구역과 관련한 만남과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와 국토부, 경기도와 충남도, 그리고 안성시, 용인시, 천안시가 의원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려 해도 평택시는 참여하지 않았다. 평택시의 정확한 입장을 알 수는 없으나 상수원보호구역마저 해제하면 현재도 나쁜 평택호 수질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우려 때문인 듯하다.

 

상생은 서로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다. 평택의 처지를 이해하기에 대체용수 공급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제 평택이 응답할 시간이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그간의 안성과 용인, 천안시민이 겪어 왔던 고통에 공감해주기 바란다. 이제 갈등을 끝내고 상생의 길로 함께 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