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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칼럼] 판사 불신 시대... AI 판사가 나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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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전 세종특별자치시 정무부시장

요즘 어느 지방법원 정문에는 현직 판사들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가 덕지덕지 걸려 있는데도 법원은 그냥 방치하고 있다. 내용 역시 섬찟함을 느낄 정도로 자극적이다.

 

‘법을 어겨 판결 조작한 ○○○’, ‘판사 XXX’, ‘판사 66명 조작 명단’ 등등. 심지어 판사들 실물 사진까지 게재한 현수막도 있다.

 

이것을 본 사람의 의견도 다양하다. “억울하면 사법 절차에 따라 법정 투쟁을 하면 되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견부터 “얼마나 사법부를 믿지 못하면 저렇게 하겠나”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공통된 의견은 우리 사법부가 전례 없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법부 불신 풍조는 김명수 대법원장 시절 특히 심했던 것 같고 그가 이끌었거나 속해 있던 우리법연구회 등 특정 인맥에 의한 편중 인사, 그리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입시 비리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등 정치적 재판을 4년 가까이 끌어온 것 등이 그런 불신을 가중시킨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불신 풍조는 판사의 정치 성향이 공정한 재판을 해치고 있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서울지방법원의 박모 판사는 일찍이 판사가 되기 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좌경적 글을 올린 경력이 있는데 마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자에 대한 명예 훼손죄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는 치명적 형량이다. 검사는 500만원의 벌금을 구형했고 대부분의 이 같은 유사 범죄는 벌금형인데 박 판사의 선고는 이례적이라는것이다. 이렇게 되니 박 판사가 과거 좌편향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이 소환됐고 이것이 공정한 판결인가에 회의를 갖는 소리가 높았다.

 

이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것에 대해서도 이와 유사한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 관련 사건만이 아니다. 지난 20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나온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피해 여성은 “범죄와 아무 관련 없는 반성, 불우한 환경이 도대체 이 재판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피해자인 내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하느냐”고 판사를 비난했다.

 

이처럼 법원에 대한 불신이 계속될 바에야 인공지능(AI) 판사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대법원의 앤 월시 브래들리 대법관은 그의 판결에 AI를 도입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루미스라는 청년이 2013년 총격 사건에 사용된 차량을 운전하던 중 경찰에 적발되자 그대로 도주 끝에 검거돼 기소된 사건. 지방법원을 거쳐 대법원에까지 소송이 진행됐는데 AI에 의뢰한 결과 재범 가능성이 높고 사회공동체에 위협이 된다며 징역 6년의 실형을 요구했다. 브래들리 대법관은 AI의 요구대로 루미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일부 주에서는 AI가 보석금을 결정하는가 하며 유·무죄까지 판별하고 심지어 판사의 판결문도 다듬어 준다는 것이다.

 

이미 AI가 인간사회 모든 영역에 깊이 파고들고 있고 이에 대한 우려와 규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마당에 법원의 재판까지 맡겨야 한다면 그건 불행한 일이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사법부의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