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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소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 넘어 ‘자신감 무장’… 희망꽃 핀 일터 [함께 토닥토닥]

중증 장애인 공공일자리 통해 노래·율동 창작 등 열정 뽐내
도전보다 포기가 익숙했던 삶... 서로 이끌고 당기며 용기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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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장안구 소담장애인자립생활센터 10명의 중증장애인 근로자와 근로지원인들이 직접 제작한 미술 작품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홍기웅기자 

 

“도전보다 포기란 단어가 익숙했던 삶도 변화할 수 있겠다는 용기를 얻었어요.”

 

평범한 일상을 꿈꾸던 이들이 이제 더 큰 목표로 나아갈 자신감을 갖게 됐다. 불편한 몸이지만 매일 아침 일터로 나가는 중증 장애인 10명의 이야기다.

 

장애로 취업을 포기한 채 지냈지만 근로자로서 월급까지 받으며 ‘직장’이라는 공동체를 구성, 서로 이끌고 당기면서 새로운 용기를 얻고 있었다. 

 

15일 오후 1시께 찾은 수원특례시 장안구 소담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곳은 장애인 권익 활동에 쓰일 노래 개사와 율동 창작을 위한 열기로 가득했다.

 

말을 더듬거나 움직임도 자유롭지 않아 속도는 다소 더뎠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일의 완성도를 높여 나갔다. 개사한 노래를 틀리게 부르거나, 안무를 헷갈리기도 했지만 모두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0대에서 60대까지 세대를 떠나 모인 이들은 지체·발달·지적·시각장애 등 서로 다른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앞이 보이지 않아 외출도 어렵지만, 이곳에 들어오면 장애는 더 이상 ‘걸림돌’이 아니게 됐다. 

 

경기도 권리중심 중증 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에 선정, 올해 12월까지 여느 직장인처럼 사무실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각자 출퇴근 시간은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 4~5시간 동안  '장애인'을 위해 일한다. 주로 하는 일은 노래·춤·드로잉 등으로 장애인 권익을 알리는 캠페인에 나서거나 장애인 편의 시설 모니터링 등이다. 

 

수원특례시 장안구 소담장애인자립생활센터 10명의 중증장애인 근로자와 근로지원인. 홍기웅기자

 

퇴근 후에는 ‘끄적끄적’  동아리 활동으로 미술·체육 활동 등 다양한 취미 생활도 즐긴다. 

 

선천적 소아마비 등으로 46년간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허재희씨(68·여)는 “일 할 수 없단 좌절감을 안고 살았는데, 센터에서 번 생애 첫 월급으로 남편과 딸들에게 용돈을 줬을 때 기쁨은 절대 잊을 수 없다”며 “나도 이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중증 지적장애인 조혜진씨(28·여)는 “주변에서 저에게 성격이 정말 많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하더라. 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곳에서 일하는 게 재밌고 즐겁기 때문”이라며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들에겐 또 다른 소망거리도 생겼다. ‘나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힌 장애 동료들도 자신들과 같은 용기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근육병 중증장애인 박재숙씨(56·여)는 “여기 있는 모두가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갈 동료들이 생긴 것, 직접 일을 하고 돈 벌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한다”며 “불편한 몸이지만 남들 못지 않다는 자신감으로 이제는 다른 장애 동료에게 지금 우리의 모습을 알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엄의수 소담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은 "3개월 전만해도 '일을 할 수 있을까'는 우려와 두려움으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중증 장애인들이 이제는 자심감이 넘치고 있다"며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중증 장애인은 일하지 못한다'는 생각의 족쇄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