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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빈곤 벼랑 끝엔... ‘나홀로 죽음’ [외로운 마지막 흔적, 고독사①]

1인가구·가족 간 단절 매년 늘고... 생활고·장애 등 ‘사회적 고립’ 불러
고독사예방법 시행 2년 ‘속빈강정’... 원인 파악 등 정부 차원 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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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았지만 기억되지 못한, 있었지만 누구도 알지 못한 그런 이들이 있다. 단절되고 고립된 이들은 사회의 외면 속에 결국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한다. 고독사(孤獨死), 홀로 외로운 죽음. 손가락 몇 번을 움직이면 지구 반 바퀴 밖 사람들까지 연결돼 있다는 요즘, 그렇게 단절과 고립 속에서 우리의 곁을 떠난 이들이 분명 존재한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 간의 단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지금, 고독사는 사회가 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경기도 곳곳의 숨은 문제점과 소외되고 외면받는 곳을 조명해 사회적 관심을 끌어내는 본보의 ‘K-클로즈업’팀은 2021년 법률 제정 이후에도 제자리걸음 대책뿐인 고독사의 실태와 원인을 진단하고,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외로운 마지막 흔적, 고독사' : ①흔적없이 사라진 그들

#올해 나이 27세, 어려운 형편 속에서 캐나다 유학생활을 한 저는 지금 직업도, 친구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중학생이던 저를 캐나다로 보내주셨지만, 최선을 다한 공부는 맘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인종차별과 무시는 언제나 저를 괴롭혔고, 비행기값이 비싼 탓에 방학마다 가족을 만나는 일은 꿈조차 꾸지 못했습니다. 홀로 살며 극도로 소심해져 버린 저는 캐나다에서 그저 그런 대학을 나와 한국으로 왔지만,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지며 취업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유학생활을 한 탓에 슬픔을 함께 나눌 친구 한 명이 없네요. 이렇게 어머니를 계속 실망시킬 순 없습니다. 2022년 10월, 어머니께 죄송하지만 저는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평생 제 뒷바라지만 하던 어머니도 이제 조금은 편해지실까요?

 

#어느덧 50대에 접어들며 몸만 자라 버린 저는 1년 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혼자가 됐습니다. 지체장애라는 다름 때문인지 어머니는 떠나시기 전 제게 많은 것을 일러주려 분주한 마지막을 보내셨습니다. 가게에서 혼자 물건을 사고, 집에서 가스버너를 켜는 방법까지. 그런데 어머니가 떠나신 후 제 머릿속은 백지로 변해 버렸습니다. 집을 나가는 게 무서웠고, 기초생활수급비를 준다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어머니의 온기가 남은 그 반지하 방에서 저는 그렇게 홀로 남았습니다. 그 와중에 배는 고파 왔고, 한 달에 한 번 누군가 주고 간 음식은 턱없이 부족해 라면 한 봉지를 나눠 네 끼를 해결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먹을 것이 떨어졌습니다. 배도 고프고, 몸도 아프고, 오늘 밤은 유난히 더 추운 것 같네요. 오늘은 보고 싶은 어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지난달 31일 수원특례시 팔달구 화서동의 한 주택에서는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들과 떨어져 홀로 살던 그는 일주일 동안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지만, 인근 주민의 신고가 있기 전까지 이 사실을 인지한 이들은 없었다.

 

이웃 집이 곧 우리 집이고, 열린 문 안으로 들어가 함께 식사를 나누던 풍경이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홀로 외로운 최후를 맞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고독사는 경제적 어려움부터 건강, 취업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지만, 결국 최종적인 원인은 ‘사회로부터의 고립’에 있다. 다양한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들을 고립 속에서 꺼낼 방법을 정부가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전국에서 고독사 사망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이 같은 대책 마련에 더욱 시급하게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5년째 유품정리사 활동을 해온 구찬모씨(42)는 “고독사예방법이 시행된 지 2년 가까이 됐지만, 현장에선 전혀 체감되지 않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점차 다양해지는 고독사의 원인을 파악하고, 위험군들을 대상으로 한 예방 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쓸쓸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클로즈업팀


※ K-클로즈업팀은 경기도 곳곳의 사회적 이슈 중 그동안 보이지 않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하고, 소외되고 외면 받는 곳을 크게 조명해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며, 개선 방향을 찾아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