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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영의 그림산책] 혜원 신윤복 ‘주유청강(舟遊淸江)’

생생한 양반의 ‘향락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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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청강’은 조선 시대 3대 풍속화가로 꼽히며 미인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의 작품으로 국보 135호인 ‘혜원전신첩’에 들어 있는 작품이다. 신윤복은 산수화, 인물화, 영모화 등 전통회화 모든 부분에서 뛰어났으며 자신의 작품에 쓴 화제(畵題)를 통해 유려한 글씨를 보여준다.

 

신윤복은 뛰어난 그림 실력만큼 개성 있는 소재로 눈길을 끈다. 보수적이던 조선 후기에 양반들의 향락문화와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었으며,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그것도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기생을 주요 소재로 삼는 과감함을 보여줬다. 

 

신윤복은 이러한 소재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섬세하고 유려한 필선, 담채 바탕에 빨강, 노랑, 파랑 등의 원색을 사용해 선명하고 세련된 화면을 구성했다. 또한 치밀한 배경 묘사와 화면에 담긴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등을 사실적으로 담아내어 생동감을 부여한다.

 

‘주유청강’은 양반들이 기생들을 데리고 강에서 뱃놀이하는 모습을 그린 작품으로 차일을 드리운 나룻배에는 8명이 타고 있다. 배의 가운데 강물에 손을 적시고 있는 여성이 있으며 그 모습을 한 남성이 턱을 괴고 바라보고 있다. 그 뒤에는 나이가 가장 많아 보이는 남성이 멀찍이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 우측에는 대금을 부는 소년이 서 있고 여성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애정행각을 벌이는 남성이 있다. 뱃머리에는 생황을 연주하는 여성이 앉아 있으며 배의 후미에는 뱃사공이 서서 삿대질에 집중하고 있다. 기생들은 뱃놀이에 어울리는 시원한 푸른색 계열의 치마를 입고 있어 푸른 강물과 함께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그 뒤로는 암벽이 병풍처럼 인물들을 둘러싸고 있으며 우측 암벽에는 신윤복이 쓴 화제가 있다.

 

신윤복의 풍속화는 개성 있는 소재와 화풍으로 풍속화의 영역을 확장하였고 기록만으로는 알 수 없던 조선 후기 다양한 사회상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최문영 문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