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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Saving Lives, 적십자가 동행합니다] ③남편의 죽음과 빚… 눈물 마를 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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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선씨와 두 자녀의 모습. 경기적십자사 제공

③남편 떠나간 자리에 빚더미…두 자녀 가장된 미선씨

“아직까지 남편의 죽음이 실감 나지 않습니다”

26일 오후 2시께 남양주 진건읍의 한 다세대주택 1층. 15평(49.5㎡) 남짓한 공간에서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한미선씨(41·여·중국 국적)는 올해 4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이야기를 꺼내자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8세, 5세 두 아이를 홀로 책임지게 된 미선씨는 남편과의 행복했던 결혼생활이 한순간에 무너졌다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미선씨 가족의 이야기는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 부모님과 언니, 여동생과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미선씨는 2008년 중국 다롄으로 건너와 친구와 함께 창업을 준비했다.

그러다 이곳에서 사업 실패로 중국으로 건너온 남편과 운명 같은 첫 만남을 가지게 됐다. 중국어가 서툴렀던 남편의 ‘중국어 선생님’을 도맡게 된 진희씨는 점점 남편과 가까워져 미래를 약속하게 됐고, 2013년 한국으로 건너와 혼인 신고를 하게 됐다.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행복했다. 혼인 신고 2년 만에 첫째를 낳고, 남편의 사업도 술술 잘 풀렸다. 남편의 사업은 중국을 넘어 몽골, 베트남까지 뻗어나가게 됐다. 하지만 남편의 새로운 사업처인 캄보디아에서 미선씨 가족의 운명은 ‘행복’에서 ‘불행’으로 180도 뒤바뀌었다.

지난 4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자녀를 뒤로하고 캄보디아 출장길에 오른 남편에게 당뇨에 의한 폐혈성 쇼크 증상이 덮쳤고, 손쓸 겨를도 없이 남편의 목숨을 앗아갔다.

초등학생, 유치원생인 자녀와 출장에서 돌아올 남편을 기다리던 미선씨는 갑작스런 사망 소식이 믿기지 않았고, 캄보디아에서 차갑게 식은 남편의 몸을 마주했을 때서야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편이 해왔던 사업도 한순간에 무너지며 10억원이 넘는 빚이 미선씨 가족을 집어삼켰다.

한미선(가명)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분들은 QR코드로 접속하시면 후원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순식간에 보금자리를 잃은 미선씨는 두 아이와 함께 임시 주거지에서 눈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수입이 전무한 미선씨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아동수당, 조의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무엇이 가장 필요하느냐”고 묻는 본보 취재진 질문에 미선씨는 “자녀들을 위한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제가 아이들과 대화는 잘 되지만 한국어가 서툴러 숙제나 교육적인 부분은 도와줄 수 없다”고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에도 기댈 곳 없는 마음이 가장 힘들다”며 “2019년 부모님을 마지막으로 뵈었는데, 행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연락드리기조차 힘들다”고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와 관련,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관계자는 “배우자 명의의 부채가 13억원가량이 있어 원래 거주지는 경매로 넘어가 남아 있는 재산이 없다”면서 “미선씨 가족에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