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스토리가 있는 뉴스] 휴대폰 초기화 가능성 없어… 지독히 외로웠던 ‘세 모녀’

세상에 묻힐 뻔한 수원 세모녀...우리 사회 많은 메시지 던져

카지노 도박 사이트

30일 오후 수원역 문화광장에 마련된 ‘수원 세 모녀 추모관’을 찾은 시민들이 헌화 및 묵념을 하며 세상을 떠난 세 모녀를 추모하고 있다. 조주현기자

■ 전화번호와 문자 몇개가 고작…백지나 다름없는 휴대폰

지난 21일 오후 권선구 권선동의 연립주택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수원 세 모녀 비극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은 세 모녀에 대한 통신조회를 요청했다.

이들 가족이 소유했던 휴대폰은 2대. 모두 막내 딸 명의로 된 휴대폰들이었다. 암 투병 중이던 60대 여성 A씨와 희귀병을 앓고 있던 B씨는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 왔던 사실을 방증하듯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 흔한 휴대폰도 없었다. 사인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찰은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2대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에 착수했다.

30일 밝혀진 포렌식 결과는 지독하게 외로웠던 이들의 인생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됐다.

추출된 내용물은 고작 몇개의 전화번호와 스펨문자를 포함한 소량의 메시지들뿐.

하얀 도화지처럼 세상에 드러난 세 모녀의 휴대폰은 우리 사회에 많은 메시지를 던졌다.

■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꼭 봐주길 바랐나”… 유서와 동일한 내용의 문자 기록

나머지 1대의 휴대폰 역시 초기화 상태를 연상케 하듯 몇개의 통화목록과 문자메시지 말고는 정보가 거의 없었다.

양 손에 셀 수 있을 정도로 희박하게 드러난 추출물들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장문으로 작성돼 있는 문자메시지 기록 1개.

세 모녀가 세상을 떠나기 전 A4 용지 9장에 남긴 유서와 동일한 내용으로 쓰여진 문자메시지였다.

세 모녀가 이 문자를 먼저 작성했는지, A4 용지에 수기로 쓴 유서를 토대로 후에 이 문자 기록을 남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서면과 문자메시지 2가지 방식으로 유서를 작성한 세 모녀를 생각하면, 이들이 삶을 포기하기 전 남긴 유언만큼은 세상이 꼭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았나하는 조심스러운 추측만 해볼 뿐이다.

■ 공장초기화 가능성 없어…지독히도 외로웠던 삶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에 담긴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밝혀내는 포렌식 작업도 세 모녀의 휴대폰에는 통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세 모녀가 사망 전 해당 휴대폰들을 공장초기화 시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디지털 정보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세 모녀 휴대폰 포렌식 결과에 의문을 제시했다. 휴대폰을 공장초기화 시킬 경우 기기 안에 저장돼 있던 모든 기록들은 삭제된다.

이 같은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NO. 경찰은 2대의 휴대폰 모두 공장초기화 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결론졌다.

양휘모·이정민·김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