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우리가 해본다] '양계장 같은' 김골라, 언제까지 불편해?!

빽빽한 열차 안 옴짝달싹 못해 목적지 도착하니 체력 소진
2량씩 23편성… 정원 172명이지만 체감상 1량에 다 탄 듯
혼잡도 220% 육박… 서울 출퇴근 인구 느는데 노선 유일
국토부 “이르면 내달 GTX 연장·신설 통합연구용역 착수”

카지노 도박 사이트

23일 오전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한 김포골드라인 열차 내부가 밀집도 220%를 기록할 정도로 꽉 차 있다. 장희준기자

이래서 월요일을 ‘헬요일’이라 했던가.

23일 오전 7시께 김포시청에서 김포공항역으로 향하는 김포골드라인. 시청에서 약 550m 떨어진 사우역 개찰구에 들어서면서부터 아찔한 기운이 등골에 서렸다. 그야말로 개미떼와 같은 인파가 몰리면서 ‘열차를 탈 수 있긴 할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열차는 내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가에 습기가 가득 맺힌 상태였다. 의지와 상관없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썰물 같은 인파에 몸을 맡기자 어느새 열차 안으로 떠밀렸다. 옆사람, 그 옆사람의 숨결까지 고스란히 들릴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찼다.

2량씩 23편성으로 운행 중인 열차의 정원은 172명. 하지만 체감상으로는 1량에 모든 정원이 올라탄 듯했다. 실제로 김포시 측이 집계한 김포골드라인의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는 220%에 육박한다. 팔을 들어올려 시계를 보려 했다간 옆 승객에게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할 만큼 비좁았다.

흐르는 땀을 닦지도 못한 채로 얼마나 흘렀을까. 이제 고작 한 정거장, 풍무역에서 온힘을 다해 ‘사람 벽’을 뚫고 탑승한 임정숙씨(55·여)는 “매일 곡소리가 나올 지경”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곁에 서 있던 한승택씨(51)도 “1조원을 들였다면서 2량은 너무 작다”고 토로했다.

23일 오전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파를 감당하지 못한 김포골드라인 역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장희준기자

목적지인 김포공항역까지의 거리는 겨우 세 정거장, 13분 거리였다. 하지만 체감상 소요시간은 족히 30분은 되는 듯했고 열차에서 내렸을 땐 이미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체력이 소진됐다. 서울로 출근하는 김포시민들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이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 운행을 시작한 ‘김골라’는 보통의 도시철도와는 태생부터 달랐다. 예비타당성이 통과되면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주지만, 통과를 못해 김포시가 자체 예산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렇다 보니 플랫폼도 크지 않고 몸집도 2량뿐인 경전철이 될 수밖에 없었다.

‘베드타운’ 김포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노선은 김포골드라인 하나뿐. 환승역도 없고 버스를 타자니 30분 넘게 걸려 시민들은 선택지가 없다. 그렇다고 편성을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다. 대낮엔 텅 빌 정도로 이용객 편차가 심해 6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만들어낸 탓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김포골드라인은 정책 판단의 실패로 볼 수 있다”며 “현재로선 수도권 동서를 연결하는 축이 될 GTX-D라인이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보이며, 혼잡도 해소를 위한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GTX 연장이나 신설 등 최종노선을 발굴하기 위한 통합기획연구용역을 이르면 내달 중 착수할 예정”이라며 “정치권 공약에 따라 타당성, 사업성, 재원 등을 검토할 예정이며 현재로선 해당 과정을 거치지 않아 확정지을 수 있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장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