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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톡·톡·톡] 공짜만 몰린다… 경기 문화 ‘錢錢긍긍’

도내 문예회관 ‘돈 내는 관객’ 저조
코로나 이후 이용자 7분의 1로 줄어
수익 악화에 질 낮은 콘텐츠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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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의 요람 역할을 하는 ‘문예회관’의 유료 관객 수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료 공연·전시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도 좋지만, 그 속에서 유료 관객이 늘어나지 않으면 문예회관의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익 악화는 질 낮은 콘텐츠 생산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 경기도에는 수원 경기아트센터, 안양 평촌아트홀, 남양주 다산아트홀, 파주 솔가람아트홀 등 44곳의 문예회관이 있다. 전국 문예회관(256곳)의 1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예회관을 찾는 이용자도 전국에서 경기도가 가장 많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경기도 문예회관 이용자는 총 428만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이용자(2천227만여명)의 19.2% 수준으로 ▲서울(391만여명·21곳) ▲경남(232만여명·22곳) ▲경북(131만여명·27곳) ▲전남(141만여명·21곳) ▲강원(104만여명·21곳)에 앞서 최다 관람객이 찾았다.

그러나 입장료나 티켓 값을 지불하고 들어온 ‘유료 관객’을 따져보면 그 수치는 급격히 줄어든다.

공연 파트에서 유료 관객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충북 문예회관(12곳)이다. 충북은 공연 관객 47만명 중 38만명(80.14%)이 ‘돈을 내고’ 왔다. 이어 서울(61.86%), 대전(61.04%), 대구(57.82%) 순이다. 경기도 공연 파트 유료 관객 비율은 40.06%에 불과해 11위에 그쳤다.

전시 파트에선 충남 문예회관(18곳)의 유료 관객 비율(49.64%)이 높았다. 서울(30.83%), 부산(22.68%), 경남(22.42%)에 이어 경기도는 6위 수준이었다. 평균적으로는 경기도 문예회관 전체 이용자 4.7명 중 1명이 공연에, 71.7명 중 1명이 전시에 돈을 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전시·공연이 열리지 않으면서 문예회관 이용자 자체가 급감했다. 2020년도 한 해 경기지역 문예회관에는 총 56만7천211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코로나19가 없던 전년도에 비하면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기지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무료 비대면 콘텐츠가 많아지다 보니 점차 유료 콘텐츠를 꺼리는 사람이 많다. 문예회관 입장에선 당분간 무료로라도 문을 열면서 이용자를 모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라고 말했다.

 관객 부족해 신작 개발도 ‘글쎄’…“이용자 늘려 양질의 콘텐츠 키워야”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기도 문화의 전당(殿堂)인 ‘문예회관’에선 과거보다 오히려 유료 관객 비율이 높아졌다.

■유료 관객 비율 커졌지만 유료 관객 수는 오히려 감소

2020년 경기도 문예회관 유료 관객은 공연 16만5천496명, 전시 4만4천859명, 예술교육 2만7천64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유료 관객 비율은 5위, 2위, 4위로 전년도(11위, 6위, 6위)와 비교해 눈에 띄게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돈을 내는 관람객이 늘어난 게 아닌, 총 이용자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분자(유료 관객 수)는 그대로인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모(전체 이용자 수)가 작아져 상대적으로 비율만 높아졌다는 의미다. 전반적으로 문예회관 이용자 수가 떨어지고, 여타 시·도의 유료 관객 감소율이 월등히 더 컸을 뿐이지, 경기도의 순수 유료 관객 수가 증가한 건 아니다.

 

■흥행 보장되는 기존 작품만 답습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문예회관 이용자 수가 대폭 감소하면서 문예회관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자구책을 도입했다. 작품을 선별적으로 공개하며 공연 일수를 줄이거나 오프라인 작품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등 새로운 시도를 벌였다. 공통적으로는 ‘돈 되는 작품’만 올리는 전략이 적용됐다. 수익 창출을 위해 흥행이 보장되는 작품만 고르는 것이다.

경기도 A문예회관은 2020년도 1년 365일 중 70여일만 문을 열었다. 이후 2021년까지 1년여 동안 A문예회관은 예술성 높은 작품, 신인 작가·감독의 작품, 처음 선보이는 작품을 무대에 세우지 않았다. 인기 없는 작품을 ‘도전정신’만으로 내걸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A문예회관 관계자는 “공연 10개 중 8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남은 2개에 도박을 할 순 없지 않나. 안전하게 수익성 높은 기존 공연 위주로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난해 A문예회관의 자체 수익은 1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작품 개발에 투자한 지출이 없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A문예회관 관계자는 “최근 신규 콘텐츠 개발을 논의하기 시작했지만 적어도 올해 안에 공개할 계획은 없다. 온라인 공연 위주로 하며 아직은 ‘기존 공연’만 답습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입 저조→부실 콘텐츠로 연결…“양질의 작품 제공 노력”

대중예술계 관계자들은 공연의 품질 저하가 관객수 감소로 연결되고, 관객수 감소가 공연의 질을 낮춘다며 악순환을 우려한다. 수입이 저조한 문예회관은 무료 위주의 공연 및 전시를 진행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양질의 콘텐츠를 양산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들 역시 문화예술이 ‘무료’라는 인식이 생기면 ‘유료’를 기피해 결국 관객의 문화 향유권까지도 떨어뜨릴 수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온라인에서 융복합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 문예회관이 살아남기 위해선 단순히 이용자 수만 늘릴 게 아니라 ‘후원자’ 개념의 고정적 유료 관객을 늘려야 한다”며 “지역 정체성을 살린 참신한 문화예술 콘텐츠와 ‘돈 내고 즐기는 예술’이라는 인식 뒷받침을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