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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경제이슈]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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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는 요즘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제품을 들었다가 가격표를 보고 내려놓곤 한다. 삼겹살부터 계란, 라면까지 오르지 않은 식료품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로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떠들썩 거리지만 한은이는 물가상승률이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느껴진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물가(체감물가)의 상승률이 물가지수 작성기관에서 발표하는 물가지수(지표물가)의 상승률보다 더 높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이와 같은 체감물가와 지표물가 간의 괴리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첫째, 개인마다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지표물가는 모든 조사대상 품목들의 지수를 가중평균해 산출하므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 입장에서의 평균적인 물가변동을 나타낸다. 이에 비해 체감물가는 해당 가계나 개인이 자주 구입하는 몇몇 품목의 가격변동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둘째, 가족 구성원 증가에 따른 소비량 증가 또는 품질이 향상된 제품에 대해 지불하는 높은 가격들에 대해 소비자들은 모두 물가상승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녀들이 성장함에 따라 가계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식재료와 의류를 구입하게 되고 교육비도 증가하는데 소비자들은 이를 물가상승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소비 수량의 증가로 경제성장에 해당한다. 또한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더 좋은 품질의 TV, 냉장고 등을 구입하며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 이러한 가격상승 전부를 물가상승으로 보는 경향이 있지만 물가지수에는 품질향상분을 제외한 순수한 가격인상분만이 반영되므로 물가지수 상승률은 시장가격 상승률보다 낮게 나타날 수 있다.

셋째, 소비자들이 가격을 비교하는 시점과 지표물가의 비교시점이 서로 다른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표물가의 상승률로는 전월비 또는 전년동월비가 주로 이용된다. 반면 개인들은 현재의 물가수준을 과거 가격이 상당히 낮았던 시점과 비교하거나 구매 이후 상당한 기간이 지났더라도 지난번 구매 당시의 가격과 비교하는 경향이 있다.

넷째,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는 소비자의 주거비용인 전세나 월세는 포함되나 아파트가격은 포함되지 않는다.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파트가격의 상승은 체감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아파트 구매에 따른 주거서비스 혜택이 수년 이상에 걸쳐 지속적으로 나타나므로 아파트 구매는 소비(consumption)가 아닌 투자(investment)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물가지수 작성기관인 통계청은 생활물가지수와 같은 보조지표를 작성하고, 5년마다 경제·사회 구조 및 가계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해 조사 품목 및 가중치 등을 갱신함으로써 소비자물가지수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나현주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