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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 ​인천 깃대종 'SOS'... 공존의 지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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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은 순간으로 그친다. 순간의 기억은 쉽게 퇴색한다. 담아내지 못한 순간은 찰나에 사라진다.

생태계의 순간도 시시각각 변한다. 불어닥친 바람에도 바뀐다. 하물며 인천의 생태계를 상징하는 점박이물범, 흰발농게, 대청부채, 저어새, 금개구리 등 깃대종의 순간 역시 부지불식(不知不識)이다.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개발논리에 이들 깃대종은 터전을 잃어버린 채 퇴색한 기억의 순간으로만 삶을 살아간다.

이들 깃대종을 잊지 않으려면, 나아가 깃대종을 시작으로 인천의 생태계를 지켜주려면, 순간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 기록을 토대로 이들이 처한 문제와 해결 방안을 끊임없이 강구해야 순간을 영원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인천의 생태계가 가진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깃대종 5종의 순간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약 6개월에 걸쳐 인천의 깃대종들을 만나는 과정은 절대로 쉬이 이뤄지지 않았다. 거친 바닷바람과 시커먼 어둠 등에 막혀 기약없는 만남의 약속을 거듭해야 했다. 모진 풍파를 뚫고 만난 대청부채는 얄궂게도 19시간의 취재 시간 중 단 3시간만 품어둔 꽃과의 만남을 허락했을 정도다.

하지만 인천의 생태계를 상징하는 깃대종이 보여준 신비는 애달픈 기다림 뒤의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반갑게 인사하던 점박이물범, 몸집만한 집게발을 흔들며 힘자랑하던 흰발농게, 순식간에 꽃을 피고 지우며 부끄러움을 드러내던 대청부채, 주걱모양의 검은 부리를 흔들며 갯벌 한복판을 주름잡던 저어새, 금빛 줄무늬를 등에 지고 이리저리 뛰어오르던 금개구리.

이들 깃대종의 몸짓은 순간으로 그칠 게 분명 아니다. 이들 깃대종을 통해 느껴본 생태계의 황홀한 순간들은 영원으로 남겨야 할 인천의 소중한 가치다.

글과 사진·영상으로 순간을 기록하며 인천지역언론의 한 기자로서 이들 깃대종을 지켜주기 위한 첫걸음을 뗐다. 깃대종과 이를 품은 생태계의 순간을 영원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관심과 고민이 이제 남았을 뿐이다. 평행선을 긋던 사람의 길과 생태계의 길을 조금씩 틀어 다시 교차하는 화합의 순간을 기록에 남길 수 있길 바란다.

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