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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톡·톡·톡] 우리 손으로 만드는 마을...‘개성만점’ 문화가 활짝 피었습니다

김포 보구곶 어르신들 문화예술 작품 모아 수차례 전시
포천 관인면, 이웃들 다양한 이야기 속 ‘재생 가능성’ 찾아
노인·아이·청년 힘 합친 ‘문화 경쟁력’이 마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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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 맨 끝자락에 위치한 보구곶에 칼바람이 불었다. 살을 에는 추위지만 어르신들은 꽁꽁 몸을 싸매고 들뜬 기분으로 밖에 나설 채비를 했다. 이들의 도착지는 미술관이다. ‘관람객’으로 온 게 아닌, ‘예술인’으로 자리했다.

보구곶에선 지역민의 문화예술 기회 확대를 위해 어르신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열리곤 한다. 김포문화재단과 함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지난 한 해 동안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을 하며 비누 공예에 나섰다. 이러한 작품은 <보구곶 이웃 이야기>에 내걸렸다. 오는 2월까지 열리는 전시를 통해 지역민들은 서로의 작품을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김순이 할머니(70)는 “우리가 무슨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하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보구곶 주민들 모두가 작품 활동에 참여했다”며 “우리 손으로 우리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뜻깊다”고 전했다.

공동체의 역할이 희미해진 오늘날,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우리의 문화’를 만드는 움직임이 경기지역 곳곳에서 일고 있다. 주민들이 솔선수범 나서 예술을 도구로 동네의 문화를 구축하는 중이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에선 지난 한 해 지역 주민들이 ‘문화기획자’로 변신했다. <희망빛나눔 콘서트>, <소원반디-희망빛을 밝혀요> 등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선보였다. 이강혁 광교1동 주민자치회장은 “코로나19로 지역민이 함께할 자리가 사라지고 있는데, 이럴 때 주민들이 나서 우리가 가진 문화예술 힘을 통해 지역을 되살려야 한다”면서 “누구나 지역 예술인으로서 마을을 아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포천시 관인면 낯선 시골길을 따라서는 알록달록 낮은 건물들이 줄지어 세워진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라, 노랑, 주황 등 형형색색 물든 벽마다 주민들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다.

일명 ‘관인문화마을’로 불리는 이곳엔 고사리손의 어린아이부터 주름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살아간다.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오래된 역사는 물론이고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가 녹아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마을 인구가 자연스레 줄어들자 동네는 점차 활력을 잃었다.

어떻게 마을을 되살리고 역사를 추억 할 수 있을까. 이곳 주민들 역시 그 유일한 방법이 ‘문화’라고 생각했다. 지난 2017년부터 마을 주민들이 직접 소매를 걷고 변화에 나선 이유다.

주민들은 조두호 관인문화재생연구회 예술감독과 함께 문화·역사·환경적 재생에 대한 가능성을 살피기 시작했다. 먼저 관인마을 실향민 1세대의 구술생애사 작업이 펼쳐졌다. 6·25 때 황해도에서 내려온 이북민의 자손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 옛날 방식으로 끓여주는 김 할머니의 다방 등 옛적부터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그들은 곧 초상화 주인공이 돼 아트간판으로 장식됐다.

오는 20일까지는 최근 3년(2019~2021년) 동안 주민들이 마을에 설치하거나 그렸던 장소를 기록한 ‘관인문화마을 展’을 도 열린다. 관인초교 학생들이 3D펜과 3D프린터를 사용해 만든 마을 조형물, 도야 김현자와 주민들이 그린 단청문양 벽화 등을 볼 수 있다.

조두호 예술감독은 “관인면의 미래와 공동체가 나아갈 길은 내부에 해답이 있다고 확신했다.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우리만의 것이 바로 마을의 경쟁력”이라며 “어르신들의 지혜와 아이들·청년의 개성이 더해지면 마을의 문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