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빛바랜 입체도시, 루원시티] ②무늬만 입체복합도시 루원시티…아파트·상업시설만 우후죽순

카지노 도박 사이트

인천 서구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의 현재 공정률대로라면 당초 목표인 2013년보다 10년이 더 걸리는 오는 2023년에나 완공이 가능하다. 이를 반영하듯 29일 사업지구 곳곳에는 뒤늦게 공사 기초작업을 하고 있거나 착공마저 하지못한 나대지 형태의 부지가 남아 있다. 장용준기자

인천 루원시티(Lu1 City)가 프랑스의 ‘라데팡스(La Defense)’와 같은 입체복합도시라는 종전의 콘셉트를 완전히 잃어버린 채 아파트·상업시설만 우후죽순으로 들어선 ‘미니신도시’로 전락했다.

28일 인천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본격화한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은 세계적인 입체복합도시를 만든다는 콘셉트로 시작했다. 세부적으로 지하 3층에 경인고속도로, 지하 2층에 인천도시철도(지하철) 2호선, 지하 1층에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이 오가는 복합환승센터를 중심으로 지상에 77층 랜드마크 쌍둥이 타워, 고급 아파트 1만1천여가구, 대형 교통센터, 쇼핑몰, 공원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는 도로, 철도, 지하철, 주차장 등은 모두 지하에 들어가고 지상에는 보행자 중심으로 계획한 라데팡스를 벤치마킹한 결과다.

그러나 현재는 지하층의 교통 입체 구조가 모두 사라진 상태고, 지상에는 공원이 줄어든 대신 대규모 초고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중심상업시설이 차지했다. 2009년 세계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을 중단한 데다, LH가 경영 정상화 방안 등을 위해 사업성을 높이려 입체규모를 축소하고 상업시설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당시 시와 LH는 사업정상화 현안 협의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 같은 방안을 합의했다. 결과적으로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만을 쫓아 입체복합도시라는 종전의 콘셉트를 버린 토지이용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또 입체복합도시를 위한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및 지하화는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의 반대로 백지화했다. 이후 도로가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중심부에 계획한 7만1천981㎡ 규모의 문화공원은 3분의 1 규모(2만1천734㎡)로 작아진 상태다.

반면, 상업용지는 당초 25만4천72㎡에서 2016년 4차 개발계획 변경 때 38만8천678㎡까지 늘어났다. 중심상업용지는 주거용지와 달리 용적률이 평균 1천%에 육박하기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 초고층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다.

결국, 현재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에서 지하 3층~지상 1층의 입체복합도시 계획은 사라지고, 중심상업지구를 나누는 8차선 도로를 남·북으로 잇는 ‘입체보행데크’만이 과거의 흔적을 안은 채 랜드마크 시설로 만들어지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당초 계획한 주거용지에 주상복합 아파트까지 추가로 들어서며 사실상 아파트촌으로 전락했다.

LH 관계자는 “당시 내부 사정과 경제 악화라는 외부 사정상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이었다”고 했다. 이어 “사업 정상화가 이뤄진 만큼, 기반공사를 조속히 끝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입체도시라는 큰 틀이 깨진 대신, 공공업무용지에 소상공인클러스터, 인천지방국세청, 루원복합청사 등을 유치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어 “도시 재창조 사업으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침체한 원도심 재생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사업을 마무리짓겠다”고 했다.

이민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