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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벽돌공장 ‘영신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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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권선구 고색동에 옛 벽돌공장 ‘영신연와’가 있다. 고색중학교 정문 방향 골목길로 접어들면 아파트 10층 높이의 굴뚝이 우뚝 서 있고, 다소 퇴색했지만 ‘영신연와’라는 글씨가 보인다.

연와(煉瓦)는 ‘구워낸 기와’라는 뜻으로 벽돌을 말한다. 영신연와 공장은 1960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제성장으로 인한 건축 붐이 한창이던 1970년대 전성기를 누렸다. 호황기엔 하루 5만장 넘는 벽돌을 만들어 낼 만큼 수요가 많았다. 수원이 도시화하고 여러 건축물이 들어설 때 쓰인 벽돌을 생산한 곳이니, 도시 역사와 함께했다고 볼 수 있다.

영신연와는 1992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5천775㎡ 면적(건축물 1천902㎡)에 굴뚝과 가마터, 초벌 야적장, 무연탄 야적장, 창고, 노동자 숙소 등 공장 시설물이 원형을 잘 유지한 채 남아 있다. 벽돌을 구웠던 가마는 ‘호프만 가마’다. 독일 화학자 호프만이 개발한 가마로 국내 유일하다. 둥근 형태의 가마는 내·외벽과 투탄구, 연도 등이 견고히 남아있어 당시 벽돌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었는지 보여준다. 사택에는 최대 100여명이 살았는데 폐업한 지 30여년 됐지만 아직도 당시 노동자 몇 명이 살고 있다.

영신연와는 수원에 남은 유일한 초기 산업 건축물로 산업화 시대 유산이자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 문화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보존 여론이 높다. 2012년 ‘영신연와 보존 시민모임’도 발족했다. 시민모임은 전시회도 열고, 보존을 위한 서명운동도 펼쳤다.

하지만 사유지여서 철거 위기에 놓여있다. 보존이냐 철거냐, 10년 가까이 결론을 내지 못하던 수원시가 2019년 존치가 어렵다는 잠정결론을 내렸다. 영신연와 공장 건물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태지만, 다행히 공장 건물과 굴뚝, 가마 등은 아직 존치돼 있다. 영신연와 같은 형태의 벽돌 공장은 10여년 전만 해도 전국에 여러 개 있었으나 모두 사라져 이곳만 남았다. 국내 마지막 남은 호프만 가마식 벽돌공장, 영신연와가 보존돼야 하는 이유가 커졌다. 이곳이 멋진 문화공간, 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되길 기대한다.

이연섭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