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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래? 핫플힙플] “여기 일본인가요?”...동두천서 즐기는 료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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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 탑동동에는 대한민국 속 작은 일본마을 '니지모리 스튜디오'가 있다.

온천과 료칸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예전에는 이맘때가 되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이기 위해 잘도 갔던 일본 료칸 여행’. 어느새 까마득해져 그리움이 커지는 요즘, 드디어 간다.

아직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는데 어떻게 가나 걱정할 것 없다. 비행기 대신 자동차를 타고 갈 것이니. PCR 검사도, 자가격리도 할 필요 없다. 이게 말이 되냐고? 당연히 된다. 대한민국 속 작은 일본 마을이니까. 랜선으로 상상여행도 하는 판인데, 까짓것 니세모노(짝퉁) 여행인들 어떠하리. 답답한 일상 속 기분 전환하기 제격인데. 

 

에도시대 일본 풍경 뺨치는 '니지모리 스튜디오'

▲니지모리는 에도시대 마을 풍경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입구에 세워진 도리이로 들어서면 교토를 쏙 빼닮은 거리가 나온다.

동두천시 탑동동 칠봉산 자락. 이곳에는 일본 에도시대(16031867)의 한 마을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곳이 있다. 바로 니지모리(にじもり스튜디오. 해석하면 무지개숲 촬영소인데, 뜻이 와닿지 않아서인지 혹은 이름이 다소 길어서인지 SNS에서 젊은 세대들은 그저 동두천 일본마을이라 부른다.

해외여행이 어려운 시국에 대체 여행지로 급부상한 니지모리를 지난 4일 찾아갔다. 수원에서 차로 약 2시간 남짓 되는 거리다. 도착하니 입구에 붉은색의 커다란 도리이(신사로 이르는 신성한 문)가 반겨준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리이로 들어선지 불과 3. 교토를 쏙 빼닮은 거리가 눈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일본풍 상가와 식당이 줄지어 서 있는 골목이라니,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으로 순간 이동한 기분이다.

▲골목 양옆 상가와 식당, 카페에는 다양한 일본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엔틱풍 베이커리 카페는 tvN 드라마 ‘구미호뎐’ 촬영 장소였다.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둘러봤다. ‘~’ 탄성이 절로 난다. 2층 목조 건물로 된 상가 입구마다 일본어가 적힌 제등이 달려있고, 일본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히카리 잡화점 산쿄다이 도자기점 무카시 가구점 모리 마트 의상실 니지라멘 모리 식당 LP야타이 포장마차 아이노팡야 베이커리 카페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연예인 이동욱과 조보아의 사진이 걸린 엔틱풍 카페가 눈에 확 들어온다. tvN 드라마 구미호뎐촬영 장소였던 것. 드라마 속 일본 배경의 모습이 현지가 아니라 이곳이었다니 흥미롭다. 원래 니지모리는 단순 관광지가 아닌 4규모의 드라마 세트장이다. ‘용의 눈물‘, ‘여인 천하등 대하사극의 한 획을 그은 김재형 감독이 한국 내 일본 세트장의 필요성을 절감한 후 이곳을 조성하게 됐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한 건 지난 911일이다.

조보아가 앉았던 소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직원이 다가와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이곳의 모든 가구, 제품, 사소한 소품까지 전부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것이라고. 설명을 듣자니 볼거리, 즐길거리가 더욱 풍부한 느낌이다. 심지어 모든 점원이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뭐 하나 빠짐없이 일본 그 자체다. 짝퉁이려니 하고 갔는데 이건 '뺨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일본인이 된 듯 리얼한 기모노체험

▲골목 끝 의상실에서는 다양한 디자인의 기모노를 대여해준다.

압권은 기모노다. 일본 여행 가면 전통의상 기모노를 한 번쯤 입어보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체험해 볼 수 있다. 골목 끝 의상실로 가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기모노를 대여해 준다. 머리장식, 전통가방, 게타(샌들 형태 신발), 우산 등의 소품도 빌릴 수 있다. 이왕 입을 거라면 풀 세팅을 해보시라. 400년 전 에도시대의 일본인으로 더욱 리얼하게 시간 여행이 가능하니 말이다.

▲기모노를 입고 예스러운 거리와 건축물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을 남기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착용하고 나면 살짝 불편하지만 색다르다. 화려한 기모노를 입고 일본 정취 가득한 골목을 걷고 있노라면 감성이 더욱 풍성해진다. 예스러운 거리와 건축물을 배경으로 적당히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를 눌러도 인생사진을 건질 수 있다. 한 번 렌탈로 하루종일 여유롭게 즐길 수 있으니 니지모리를 제대로 즐기고픈 이들이라면 도착하자마자 의상실에서 변신부터 해볼 일이다.

패션의 완성은 우산이었던가. 쨍한 우산까지 들고 있으면 강력한 주목을 받는다. 상가를 구경하던 연인들, 친구들과 사진 찍던 젊은이들이 '우리도 저거 입어볼까' 쑥덕이며 연신 부러움의 시선을 보낸다. 심지어 지나가다 말고 멈춰서 한참을 쳐다보는 이도 있다. 으쓱,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인사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콘니찌와(こんにちは). 아리가토 고자이마스(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신사 체험하고 소원도 빌고...예스러운 일본 만끽

▲마을 중앙 호수 위 빨간색 정자 '카나우각'에서 방문객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골목길을 벗어나면 아름다운 호수 뷰가 펼쳐진다. 칠봉산에서 내려오는 계곡물로 조성된 작은 호수다. 계단을 따라 성벽으로 오르면 호수를 둘러싼 일본 마을의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호수 위에 빨간색 정자 카나우각도 운치를 더한다. 카나우는 일본어로 희망대로 된다는 뜻이다. 이 누각에서 사랑·재물·건강 중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호수 주변에는 7개의 신사가 있다. 한 커플이 기모노를 입고 신사 체험을 하며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신사(일본의 사당) 체험도 백미다. 호수 주변에 무려 7개의 신사가 있다. 우사기단(토끼), 오오카미단(늑대), 이나리단(여우) 등 동물 수호신을 모신다. 다소 괴괴하고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나지만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기모노를 입고 신사 체험을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터. 다양한 기모노 차림의 방문객들이 신사 앞에서 참배를 하고 인증샷도 남긴다. 저마다 행복한 삶, 건강, 재물운 등을 기원하며. 시흥에서 왔다는 방문객 신선덕(28)씨는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동두천 일본마을을 접하고 여행 기분 내볼 겸 와봤다. 몇 년 전에 갔던 일본 모습과 너무 똑같아서 놀랬다. 기모노를 입고 신사 체험까지 하니까 오랜만에 일본을 다시 온 느낌이어서 감회가 새롭다"며 즐거워했다.

 

일본보다 더 일본 같은 료칸

▲니지모리에는 22개의 료칸이 있어 숙박이 가능하다. 다다미가 깔린 방, 유카타, 히노키탕 등 영락없는 정통 료칸 모습이다. 

가장 큰 하이라이트는 료칸(일본 전통 숙박)이다. 일본 여행 가면 빠지지 않고 료칸에서 머무르듯 이곳에서도 숙박할 수 있다. 분위기가 기가 막힌다. 외관은 물론 내부까지 영락없이 정통 료칸이다.

우드톤 인테리어, 다다미가 깔린 방, 유카타까지 일본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가구나 창틀을 비롯해 브라운관 TV, 화로, 족자, 꽃병 등 다양한 소품들도 예스럽다. 에도시절 일본인이 직접 사용했던 점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전체 객실에 테라스가 딸린 히노키탕을 갖췄다. 상상해 보시라.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창문 너머 일본 마을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니, 그 감동이 얼마나 각별할까.

▲다락방을 갖춘 료칸의 모습.

2층 다락방이 있는 료칸도 있다. 여긴 천장이 강렬하다. 기모노를 입고 있는 돼지 그림이 천장 전체에 그려져 있다. 니지모리 관계자에 따르면 한상윤 작가가 그린 억대를 넘어가는 고가의 작품이라 한다. 그래서 니지모리는 19세 이상만 입장할 수 있다고. 아이들의 낙서로 인한 작품 훼손이나 전통 제품들 보호를 위한 조치라니 이해가 간다.

료칸 여행이 가능한 니지모리. 일본보다 더 일본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NS에 사진을 올리면 코시국(코로나 시국)에 일본 여행을 떠났느냐고 오해를 받을 정도다. 일본 문화와 향수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다가오는 주말 동두천으로 향해보자. 이국적인 정취가 가득해 켜켜이 쌓인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한방에 해소될 것이다.  

·사진=황혜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