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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본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요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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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수출을 제한, 국내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화물차 기사들 사이에서 장거리 운행을 꺼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등 물류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오전 컨테이너 물류기지인 의왕ICD 내 주유소에서 주유원이 요소수가 없다며 손을 들어 X표를 그리고 있다. 조주현기자

‘특명, 요소수를 찾아라!’

경유(디젤)차량의 필수품인 요소수가 자취를 감췄다. 물류ㆍ운송업계는 물론 소방차까지 멈춰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본보 취재진이 출동했다.

1단계, 발로 뛰어보자. 3일 오전 화성시 남양읍의 H 주유소. ‘요’라는 단어를 꺼내자마자 업주는 “요소수 없으니까 다른 곳 가보세요”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미 일주일 전부터 재고가 바닥났으니 다른 곳을 가도 마찬가지일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요소수 판매’라는 표지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던 용인시 처인구의 S 주유소도 이미 동이 난 상태였다. 이 밖에도 수원ㆍ안산ㆍ시흥ㆍ성남ㆍ의정부ㆍ남양주 등 도내 주유소 20곳과 카센터 10곳의 요소수 재고를 확인해본 결과, 단 1곳도 재고가 남아 있지 않았다.

2단계, 머리를 쓰자. 발품을 팔아도 소용이 없어 온라인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인터넷 중고장터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요소수를 검색하니, 상당한 양의 게시물이 쏟아졌다. 문제는 가격, 0이 다섯 개까지 늘어났다. 통상 1만원 안팎에서 구매할 수 있던 요소수의 몸값이 10ℓ 기준 10만원까지 치솟은 것이다. 안산지역 물류기사 김성길씨(56)는 “11t 화물차를 몰기 위해선 이틀에 한 번 꼴로 요소수 10ℓ가 필요한데, 당장 다음주부터 일을 못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3단계, 빌려 보자. 미리 요소수를 구비해둘 만한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펌프차를 비롯해 경유차를 28대 보유 중인 수원소방서는 아직까지 요소수가 부족해 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닥치진 않았다. 다만 추가 구매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 통학버스를 여럿 보유하고 있는 학원가에서도 요소수는 자취를 감췄다. 성남지역 학원에서 25인승 버스를 운행하는 기사 정한민씨(52)는 “울며 겨자 먹기로 10ℓ짜리 요소수 한 통을 9만원씩 주고 샀다”며 “다음주부턴 웃돈을 줘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경유차 운행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수의 ‘품귀 현상’이 심화되며 물류대란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요소수는 화물 트럭을 비롯한 디젤엔진 차량에 꼭 필요한 소모품으로, 제때 넣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거나 출력이 저하되는 탓에 정상적인 운행이 어려워진다. 때아닌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핵심원료인 요소의 대부분을 공급해온 중국이 지난 10월 중순부터 수출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국내엔 요소수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산업통상자원부ㆍ국토교통부ㆍ환경부 등 관련 부처 실무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진 못했다. 그 사이 화물차량은 물론 포크레인, 지게차, 소방차까지 멈추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사회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당장 학원가에서도 저학년 학생들의 통학에 대한 걱정으로 학부모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요소수 수급을 위해 중국 세관 당국에 협조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으며, 국토부 관계자는 “물류대란에 대비해 철도 운송을 확대하는 한편 군 위탁차량 투입까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소방차 등 긴급차량의 요소수 우선 확보를 위해 산업용 요소를 자동차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문기ㆍ김정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