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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죽음의 권리 - 호스피스] 上.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안식처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는 환자에 육체·정신적 고통 경감
다양한 프로그램 지원… 사회복지사가 가족 되어주기도
수요 증가세… 병상 부족으로 1개월 이상 대기 환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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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질환으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존엄한 죽음을 선택하는 마지막 수단 ‘호스피스’. 호스피스는 인생의 마지막 고통을 줄이는 치료부터 심리적 안정까지 종합 돌봄을 제공받는 공간으로, 삶 뿐 아니라 죽음까지의 복지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늘어나는 수요에도 호스피스 병동 수가 부족해 입원 날짜만 기다리다 숨을 거두는 환자가 비일비재하다. 본보는 인천시민의 존엄한 죽음에 대한 권리 보장을 위해 호스피스 병동의 부족 현상을 진단하고, 확충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평생 나를 챙기면서 산 적이 없어요. 그런 나를 위해 매일 커피를 타 주는 선생님들의 보살핌 덕에 처음 존중받는다는 감정을 느꼈습니다.”

19일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 이곳에서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는 위암말기 환자 정모씨(70)는 이날도 커피를 들고 찾아온 사회복지사의 손을 꼭 잡으며 이렇게 말한다.

유독 커피를 좋아하는 정씨는 매일 사회복지사들이 좋은 원두를 골라 커피를 내리고,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가 나를 위해주는 삶을 살았구나’ 생각한다고 했다. 평생을 가족을 위해 일하며 헌신하던 그가 처음 느껴본 따뜻함이다.

최모씨(44)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통보받은 뒤 가족과의 추억을 남기지 못했다는 게 늘 마음에 걸렸다. 그런 그는 이곳에서 소원하던 가족과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최씨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기록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병원에서 제공해준 프로그램 덕에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임종 환자들은 이곳에서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육체적 고통을 줄여주는 치료, 심리적·종교적 지원을 함께 받는다.

의료진과 사회복지사들 역시 환자가 행복하게 삶을 끝마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환자들은 이곳에서 발마사지부터 목욕 등의 위생관리와 음악 프로그램, 미술 프로그램 등의 심리 관리를 지원받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눈을 감고 뜨는 순간이 두렵고, 매일 옆에 있던 환자의 침대가 비는 모습을 봐야하는 환자들은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빠지곤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이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두려움을 떨치고, 잠시나마 자신이 처한 현실을 잊는다.

호스피스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조유진씨(31)에게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남다르다. 특히 조씨는 지난 7월 눈을 감은 40대 여성 환자를 잊지 못한다. 가족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늘 혼자 병동에 남겨져 있던 환자는 유독 다른 환자의 임종 순간에 큰 우울함을 느꼈다. 그런 그를 위해 조씨는 평소 환자가 좋아한다고 했던 에릭클랩튼의 기타 연주를 들려주며 가족의 역할을 대신했다. 환자는 연주를 들으며 젊은 시절 미국에서 살았던 행복한 시절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조씨는 “임종 직전에 ‘그동안 미안하고 감사했다’는 말을 남기시고 세상과 작별하셨다”며 “호스피스라는 공간에서 치유를 얻어가는 환자들을 보면서 더 많은 분들이 이곳을 경험하셨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처럼 ‘인간답게 살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는 호스피스는 날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 환자들이 1주일에서 1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임종을 맞는 환자도 있다.

김선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기다리다가 사망하거나 들어오자마자 사망하는 경우 적절한 치료와 돌봄을 해주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강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