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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공감 톡·톡·톡] 작은 시네마 벼랑 끝… 지역 문화 ‘THE END’

동두천 동광극장, 하루 관객 1명 남짓… 개점휴업
코로나 이후 도내 소규모 영화관 4곳 매출 80% 감소
지역민 ‘문화사랑방’ 존폐 기로 “실질적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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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인 동두천시 생연동 동광극장에서 14일 오후 고재서 대표가 영화 상영시간을 앞두고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조주현기자

지난 13일 오후 1시께 동두천시 동광로. 거리에 들어서자 상영 중인 영화 <기적>의 포스터가 걸린 노란 간판이 보였다. 1959년 처음 문을 열어 63년째 영사기가 돌아가는 ‘동광극장’이다.

영화관의 매표소는 코로나19가 덮치기 전인 2019년까지 만해도 긴 줄이 이어졌었다. 상업 영화관이 없는 동두천에서 영화를 관람하려는 시민들에 옛날 극장 체험을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대형 영화관보다 관람료가 5천원이나 저렴해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과 어르신들도 부담없이 영화를 볼 수가 있었다. 객석 283석은 수시로 ‘전석 매진’이었다.

지역의 명소와도 같았던 이 곳은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현재 개점휴업 상태다. 한 두 명의 관객을 위해 영사기를 돌리는 게 일상이고, 단 한 명의 손님이 오지 않는 날도 부지기수다.

매출은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운영비는 계속 지출되다 보니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 동광극장을 운영하는 고재서 대표(66)는 “지금까지는 가끔 찾아오는 관객을 위해 문을 열었지만 이젠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 내년에는 정말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어르신들을 위해 만들어진 안산의 명화극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곳은 지난 2012년 김현주 대표가 고전 영화를 좋아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운영을 시작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해도 전국 각지에서 하루 평균 150여명의 어르신들이 찾을만큼 인기를 끌었다. 관객들이 고전 영화를 보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대화하는 어르신들의 문화 놀이터로 자리매김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하루 평균 관람객이 80% 가량 줄면서 상영 횟수도 하루 4회에서 2회로 줄여 간신히 문을 여는 상태다.

이처럼 지역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던 소규모 영화관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존폐의 기로에 섰다. 사회적으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형 멀티플렉스 등은 조금씩 관람객이 늘고 있지만, 소규모 영화관들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도내에서 다양성ㆍ독립 영화 등을 개인이 상영하는 소규모 영화관은 동두천 동광극장ㆍ문화극장, 안산 명화극장, 파주 헤이리시네마 등 총 4곳이다. 이들은 대부분 코로나19 이전보다 평균 매출과 관람객이 80% 이상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역 내 소규모 영화관이 운영되는 특색을 고려해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의 문화 마중물 역할을 하며 운영되는 만큼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지호 동두천 생활문화센터장은 “이들 영화관은 오래 전부터 시민문화회관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라며 “소극장들은 두터운 문화ㆍ역사적 자원을 가지고 있는 곳인데 문을 닫게 될 경우 지역민들의 문화도 함께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명화극장 대표는 “대형 영화관에 밀려 관심조차 받지 못할 때도 있다”며 지자체와 연계한 홍보, 문화프로그램 등 지역에 따라 특색이 있는 만큼 영화관에 맞는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