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우리동네 크리에이터] ‘한강 세일링’ 통해 2시간 행복 안겨주는 요트 선장

카지노 도박 사이트

 ▲세일링서울요트클럽 임대균(42) 선장은 한강 관광 콘텐츠와 요트 세일링을 결합해 김포 로컬크리에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대한민국 젖줄이라 불리는 곳, 한강. 마음이 답답할 때, 가볍게 달리고 싶을 때, 산책이나 레저를 즐기고 싶을 때 일상의 지친 순간들을 위로하기 위해 어느 때건 자주 찾는 장소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심을 가로지르는 한강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쉼 없이 흐르고 있다.

한강은 그렇게 우리의 마음속에는 자주 찾는 명소가 됐지만, 세계인들의 마음까지는 못 움직인다고 평가받는다. 왜일까.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이나 영국 런던의 템즈강보다 넒고, 크고, 아름다운데 말이다. 일각에서는 한강이 천혜의 요소를 가졌음에도 문화적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 지적한다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강이,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가 접목된다면 세계적인 명소로 유명세를 떨칠 수 있다는 것.

그 변화의 단초가 김포시에서 이뤄지고 있다. 한강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요트 세일링과 결합한 세일링서울요트클럽 임대균(42) 선장으로부터다. 임 선장에게 한강은 언제나 동경의 존재이며 심장을 뛰게 하는 소중한 세상이다.

그를 따라 각별한 의미의 한강을 찾아 나섰다. 강물을 벗 삼아 바람을 벗 삼아 요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 비 바람치는 궂은 날씨에도 한강에서 그의 하루는 계속된다. 그에게 한강이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한강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가 흐르고 있을까? 미처 관심 갖지 못했던 그곳으로 임 선장의 한강 항해가 시작된다.

한강의 재발견, 스토리가 있는 요트 세일링

▲다양한 요트가 정박되어 있는 김포 아라마리나 계류장에서 임 선장이 길이 8.6m의 세일링 요트를 점검하며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요트 항해를 준비 중이라는 임 선장을 만나기 위해 도착한 김포 아라마리나 계류장. 다양한 요트가 정박해 있는 풍경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한강 그리고 요트.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꽤 낭만적이다. 저녁 630, 길이 8.6m의 작은 세일링 요트를 타고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항해하는 특별한 여정에 동행했다. 세일링 투어를 온 방문객 한 명과 크루(선원)와 함께.

경인아라뱃길은 김포 한강과 서해를 잇는 18의 뱃길이다. 주변은 녹지공간과 숲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은 행주대교를 관통해 방화대교를 지나 돌아오는 약 20km 구간을 왕복한다.

 ▲서해와 한강 사이 18km에 배가 다니도록 물길을 낸 경인아라뱃길에는 수위 차이를 조절하기 위한 아라한강갑문 시설이 있다.  

선착장에서 출항하자마자 엔진을 켜고 시원하게 달리던 요트는 아라뱃길에서 한강으로 나가는 길목에 이르자 수위를 맞추고 갑문이 열릴 때까지 20분가량 대기했다. 물이 빠지길 기다리는 그 시간, 요트 주위로 어마어마한 숭어떼가 몰려와 툭툭 튀어오르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한강에서 이런 광경을 보다니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이윽고 거대한 갑문이 양쪽으로 열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더니 북한산 백운대가 위용을 드러냈다. 항해가 시작되자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임 선장과 크루가 엔진을 끄고 흰 돛을 펼치자 잔잔하게 부는 바람과 물길의 움직임에 맞춰 요트가 조금씩 흔들렸다가 곧 제자리 찾기를 반복했다.

 ▲항해가 시작되자 임 선장이 요트 투어 관광객에게 한강의 역사, 자연생태, 문화, 지리 등을 안내하고 있다.

선상에서 일몰을 감상하자 임 선장이 한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한강의 역사부터 자연생태, 문화, 지리 등을 안내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이처럼 한강을 이해하며 세일링 투어를 하는 건 사실 외국인 관광객 대상이다.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 한강의 우수함을 알리고 관광 명소로 만들 목적이다. 실제 요트 선실에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강 세일링하며 찍은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없어 지역민들만 찾고 있는 실정이다.

임 선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듣다 보니 그동안 무관심으로 지나쳤던 한강의 모든 것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한국인도 새로운데, 외국인들이 직접 체험해 본다면 얼마나 이색적이라고 느낄까. 이게 바로 스토리가 있는 한강 세일링 여행의 묘미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순풍에 돛 달고 항해한 김포 한강의 밤은 아름답다

 ▲돛의 방향을 바꾼 후 요트가 안정적으로 움직이자 방혁준(25) 크루가 강바람을 맞고 있다. 

요트에는 여러 가닥의 시트()가 있다. 그저 밧줄로 보이는 시트는 돛을 올리고 내릴 때, 방향을 바꿀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 선장은 세일링 투어를 온 방문객과 기자에게도 돛을 바꾸는 기회를 제공했다. 방혁준(25) 크루의 도움을 받아 시트를 힘껏 잡아 당기자 돛의 방향이 바뀌며 우측으로 선회했다. 요트가 기울고, 잡고 있는 줄도 생각보다 무거워 당황하자 임 선장이 반대편으로 빨리 넘어가라고 소리친다. 이 과정을 태킹이라고 하는데, 재빨리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선회하면서 기울던 요트에 체중이 더해져 뒤집어진다고 한다. 구명복을 입고 있었기에 안전했지만 익숙지 않은 상황에 아찔한 스릴감이 느껴졌다.

방혁준 크루는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지금처럼 돛의 방향을 바꿀 때는 익사이팅하고, 바람이 약할 땐 명상을 할 수 있다자연과 동화돼 하나가 되는 일체감이 좋으니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순풍에 돛을 단 요트가 미끄러지듯 안정적으로 움직인다. 그러자 선장과 크루가 동시에 요트 앞부분을 가리키며 선수에 가서 앉아 보라고 권유했다. 세일링의 매력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는 것.

 ▲선수(요트 앞부분)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면 파워보트와 다른 세일링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그들의 권유에 따라 선수에 앉아 강바람을 맞았다. 그러자 일상의 헛되고 어지러운 소음이 일렁거리는 강물과 바람결 사이로 흩어진다. 철새와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들리지 않았던 매미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들려온다. 방 크루의 말처럼 그 순간만은 오직 나와 한강이 품은 자연뿐이었다. 세상만사 잊게 되는 힐링의 시간이리라.

임 선장이 다가와 묻는다. 스피드를 느낄 수 있는 파워보트와는 정말 다르지 않냐고. 그는 한강이 주는 아날로그한 환경과 무동력으로 움직이는 요트의 매력에 빠져 이 일을 하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원래는 승마선수였던 그가 왜 한강에 애착을 갖고 요트클럽 창업을 하게 됐는지 십분 이해가 됐다.

 ▲오후 8시경 붉은빛을 뿜어내는 방화대교를 배경으로 요트에 탑승한 이들의 인생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임 선장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하늘이 캄캄해질수록 마음은 더욱 고요해진다. 어느새 도착한 방화대교는 붉은빛을 뿜어낸다. 한강 야경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하루의 고단함을 내려놓은 채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사색에 빠진것도 잠시, 임 선장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그는 요트에 탄 모든 이들을 찍으며 사진을 남겨 추억을 제공해 주는 것도 세일링 투어의 일부분이라며 빙그레 웃는다. 그 말에 모두 한마음이라도 된 듯 서로가 서로를 카메라에 담는데 열중했다. 덕분에 방화대교를 배경으로 요트에 탑승한 모든 이들이 인생 사진까지 남겼다.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는 인생 항해

 ▲계류장으로 돌아가는 길, 요트 위에서 임 선장의 삶의 목표와 인생 가치관에 대해 들어보는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Per Aspera Ad Astra(페르 아스페라 아드 아스트라)’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계류장으로 돌아가는 길, 이 말을 아는지 임 선장이 묻는다.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쉽게 말해 고진감래(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뜻이다. 그의 인생 모토라고 한다.

임 선장은 요트 세일링은 인생의 가치관을 바꿔놓을 만큼 흠모하는 일이 됐다삶의 목표를 향해 어떤 고난이든 다 이겨내듯, 배 위에서도 그런 모험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살다 보면 햇볕이 쨍쨍 내리쬐다가 갑자기 비바람도 치고 태풍도 지나가듯, 요트 항해도 인생의 모든 과정과 같다는 것.

그는 물이라는 공간이 사람을 치유한다. 인상 찡그리고 왔던 사람이 한강 세일링 후 웃으며 돌아갈 때, 잘 쉬다 간다고 말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그래서 항해하며 제가 겪은 모험의 경험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한강 요트 세일링 투어를 온 안희원(40) 씨가 아름다운 방화대교 야경과 세일링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요트 세일링 투어를 온 안희원(40)씨도 임 선장의 말에 공감하는 눈치다. 그는 요트 타면 갑부라고 오해할까 봐 주변 사람들한데 돛단배 타러 간다고 말하고 왔다. 처음엔 부담이었는데 막상 세일링을 해보니 한강이 하늘과 육지, 차에서 보던 것과 스케일이 다르다. 한강 요트 세일링은 두 시간 사진 포함 6만 원인데, 평소 보지 못한 뷰를 보고 힐링 할 수 있으니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기자도 한강이라면 얼마든지 보고 느꼈다 생각했다. 하지만 서는 곳이 달라지면 생각하는 것도 달라지듯, 요트를 타고 한강 한가운데로 나가니 많은 것들이 다르게 보였다. 한강에서의 요트 세일링은 아무 때나 하기 힘든 귀한 경험의 순간이었다. 안 씨의 말처럼 2시간의 힐링타임을 준 임 선장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그 경험을 전파하며 행복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 이제 우리 세일링 요트를 타러 김포 한강으로 가보자!”

·사진=황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