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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칼럼] 불확실성 시대의 확실한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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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인류 역사에 전쟁이 없었던 시간은 많지 않다. 한반도에 불안정한 평화가 유지되는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2차대전 종전 후 자유국제주의가 나름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역설적으로 불안함이다. ‘핵의 공포’, ‘미·소 양극적 국제체제’, ‘전략무기 개발’에 따른 위협 등에 힘입은 것이다.

전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긴 평화’는 자유주의적 평화 사상보다는 현실주의적인 국제관계 관리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오늘의 평화는 곧 긴장 속 평화다.

세계 평화에서 한국의 역할을 무엇일까? 안보전략가 바넷(Thomas Barnett)은 전 세계를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세계화 흐름의 수용 정도에 따른 핵심 지역(코어)과 그 흐름을 거부하는 비통합 국가(갭) 지역으로 구분하고 한국의 교량 역할을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국제·지역체제 차원에서 중견국 지위 획득을 위한 한국 역대 정부의 주요 담론 김영삼 정부 세계화, 노무현 정부 동북아 균형자론, 이명박 정부 지구적 중견국 이론의 토대가 됐다.

미국발 금융위기, 유럽 채무위기, 코로나 펜데믹 등으로 세계화 담론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구분이 얼마나 유효할지는 의문이다. 한국은 미·중 양강 구도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바넷식으로 표현하자면 코어-코어 경쟁의 접점일 것이다.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중시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한·미·일 안보협력만으로 풀릴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안미경중(安美經中) 논란에서도 확인되듯이 한국의 선택은 정치, 경제, 안보 문제가 혼합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선택지가 별로 없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적 접근이 반가울 따름이다. 모든 문제를 분리하여 다자협의 채널의 다각화·활성화를 통해 복합적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외교 공간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안보협력 태세를 명확히 하되, 정치경제적 성격을 지닌 문제를 순수 군사안보 문제와 분리해 한반도 평화의 지속 효과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쿼드(Quad)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인 ‘쿼드’를 ‘태평양과 인도양의 합류 및 연결’로 봐야 한다. ‘쿼드’는 지정학적으로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과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 아시아의 남중국해 해역을 아우르는 자원 통로다. 쿼드 참여를 군사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쿼드 성격 규정을 자유로운 통상협력으로 재설정하며 ‘광의’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참여한다면 한미동맹이 지니는 상징적·실질적 중요성에 대한 모멘텀을 지속해 나가는 동시에 대양 해군으로 몸집을 바꿔 해양 공공재 확보라는 실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아프리카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