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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예술은 지속돼야 한다] 16. 박보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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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ADHD 다큐멘터리 '산만한 소녀'

숨겨졌고 잊힌 것들,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모르고 지낸 것들. 이런 것들을 발굴해 영상으로 담아내는 예술인이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모든 생활이 멈췄지만 영상에 대한 그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박보네 영화감독이다.

지난 2019년께 박보네 감독은 ADHD 판단을 받았다. 긴장을 잘하고 단순 불면증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병원에서 듣게 된 뜻밖의 말이었다. 놀랄 만도 하지만 박 감독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아 이야기로 만들어보자’라고 생각하게 됐다.

박 감독은 “자신이 ADHD를 앓고 있다고 선뜻 나서서 말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나서줬다”며 “이런 사람들을 위해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ADHD는 남성 중심으로 연구됐으며 여성 ADHD가 주목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며 “이번 영상을 통해 ADHD를 겪는 여성들이 더 많은 용기를 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ADHD를 겪는 여성들의 이야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여성 ADHD 등을 담은 ‘여성 ADHD 다큐멘터리 영화 <산만한 소녀>’는 지난 3월에 촬영을 시작해 6월30일까지 텀블벅 제작지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4월과 5월에는 국내 전문가와 해외 전문가, 여성 ADHD 환자들에 이야기를 1차적으로 들었다. 연말까지는 ADHD 인식 개선을 주로 하는 퍼레이드를 촬영할 예정이며 다큐멘터리는 내년 3월에 완성된다.

여성 ADHD 다큐멘터리 '산만한 소녀' 썸네일

코로나19 속에서 영상을 촬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박 감독은 해외 전문가들은 줌을 이용한 촬영을 진행해야 해 현장감이 떨어져 아쉬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영상을 포기할 수 없었다. 영상은 그가 제일 잘 다루며 하고 싶은 예술이다. 박 감독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다”라며 “숨겨진 것을 드러내고 조명해야 많은 사람의 편견이 깨지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박 감독은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11월께 민주화 운동에서 희생 받고 가족을 잃어 생활에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여성을 재조명하는 전시에 실무자로 참여했다. 민주사회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그 시대에 살림과 생활을 도맡아 악착같이 살아 가정을 지켜냈지만 우리가 모르는 여성들의 이야기였다.

박 감독은 “대부분의 역사에서는 남성들만 기억한다. 하지만 시대에 남성 못지 않게 희생한 여성들도 있다”며 “앞으로도 숨겨진 여성에 대해 발굴하는 여성 서사에 대한 영상을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