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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여행 에세이] 헤밍웨이 흔적을 찾아서 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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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아바나의 길거리 악사들

여행 일정 막바지에 다다르자 새로운 것에 대한 신선함과 더불어 불편함도 느낀다. 여행 전 쿠바에 대한 기본적인 여행 자료를 노트북과 휴대폰에 담아 왔으나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 실시간으로 필요한 디지털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오프라인 자료도 턱없이 부족하여 여행 중 목마름이 많았다.

배낭여행자는 도착지 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대중교통과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이드북이다. 아바나 도착한 날 공항 안내소에 갔으나 단 한 점의 자료도 구할 수 없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먼저 다녀간 여행자가 두고 간 스페인어로 된 자료는 있으나 영어로 된 자료를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였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날 서점에서 25 쿡(27.5달러) 주고 산 작은 영어 가이드북이 유일한 길잡이였다.

오늘은 쿠바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올드 아바나 뒷골목을 걷는다. 아바나 비헤아 지역 카피톨리오를 돌아 몇백 미터 벗어나자 현지인의 삶과 마주한다. 길옆 낡은 바로크 양식의 건물 앞에는 쇠창살로 가려진 작은 창구에서 무엇인가 배급받으려는 현지인들이 길게 줄지어 있다.

시가를 즐기는 아바네로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아바네로의 무표정한 모습은 세상 단 하나뿐인 이데올로기 병인 가난한 사회주의에 찌든 증상으로 느껴지고 드러내지 못하는 내면의 고통과 외침을 말없이 표출하는 퍼포먼스 같다.

그들은 길든 패턴에 따라 배급 차례를 기다린다. 이곳에선 ‘카리브의 낭만’이니 ‘시간이 멈춘 도시’니 하며 외부 세계에 지나치게 미화된 아바나 모습과 달리 지치고 고달픈 아바네로가 소리 없이 울분을 용트림하는 진정한 아바나의 속살이다.

그들에게서 희망과 용기는 뇌리에서 사라진 지 오래된 듯하고 오로지 체념만 남아있다. 카메라 렌즈에 잡힌 그들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져 오는 무한한 허무와 현실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본다.

박태수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