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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경기] 도내 민·관 ‘어린이 놀이시설’ 가보니…

대단지 아파트엔 인조잔디·집라인… 공동 주택은 ‘어른 쉼터’ 전락
고작 1분 거리 길 하나 사이 ‘딴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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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한 주택가의 공공 놀이터(왼쪽)가 한산한 반면, 이곳에서 1분 거리의 대단지 아파트 내 놀이터는 어린이들로 붐비고 있다. 조주현기자

2일 오후 3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동말어린이공원. 공동 주택 한가운데 있는 이곳은 공공 어린이 놀이시설이라기보단, 어르신 쉼터에 가까웠다. 뛰어노는 아이들은 3명에 불과했다. 대신 10여 명의 노인과 성인들이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고 운동기구를 이용하고 있었다. 미끄럼틀, 철봉, 자전거 등 놀이기구는 2011년 12월 설치된 게 최신이다. 놀이터에서 놀던 여덟 살 김모 군은 누군가에게 혼쭐 나고 있었다.

김 군은 “놀이터가 재미없어 주택 담벼락을 타고 놀다 밖에 나와있던 화분을 깨뜨려 혼이 났다”며 “더 재밌게 놀고 싶었을 뿐인데….”라며 울먹였다.

걸어서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바로 앞길 건너 놀이터에서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놀이기구에서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고 있었다. 이곳은 지난 2월 입주를 시작한 대단지 아파트 내 시설이다. 지주대 사이를 줄에 매달려 날아다니는 최신 놀이기구 ‘집라인(Zipline)’과 미끄럼틀 등 10개의 놀이기구는 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바닥은 푹신한 인조잔디가 깔렸다. 아파트 대단지의 놀이터인지, 주택가 공공 놀이터인지에 따라 놀이터 질에 큰 차이를 나타냈다.

같은 날 도시공원 1곳을 포함해 어린이 놀이시설 4곳이 있는 화성시 서부지역인 정남면으로 향했다. 정남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뛰어놀 놀이터가 없었다. 학교 놀이터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해 10월부터 이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놀이터는 20분 이상 걸어 도착하는 아파트단지 내 놀이터나 황구지천 너머 5.3㎞ 거리의 아파트 놀이터였다.

이렇다 보니 영유아 부모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창의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찾아나서는 ‘놀이터 원정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다섯 살 자녀를 둔 김성희씨(36ㆍ하남)는 “동네마다, 대단지 아파트마다 모래의 질과 놀이기구 개수, 안전하게 놀 공간이 달라 엄마들과 놀이터가 좋다는 동네를 찾아다니고 있다”며 “아파트 대단지가 아닌, 누구나 이용하는 주택가나 도시공원에서도 대단지 못지않은 관리와 시설, 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텔링팀=정자연·김경수·이광희·장건·장희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