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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소장품 산책] 2. 파트타임스위트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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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타임스위트 '나를 기대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2016)

파트타임스위트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에서>, 2016

만약 우리가 어딘가에서 쫓겨나 끝없이 추락하는 존재라면 우리가 느끼는 시공간과 속도감은 어떻게 달라질까. 우리가 단단히 딛고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이 끝없이 떨어지면서 마주하는 공간이고, 우리의 시선이 실은 끝없이 출구나 끝을 찾아 헤매야 한다면 어떨까. 동명의 단편소설을 모티프로 하는 파트타임스위트의 <나를 기다려, 추락하는 비행선>은 소설의 주인공이 코마에 빠진 연인의 정신적 공간을 ‘추락하는 비행선’이라는 가상의 공간으로 명명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푸른 옷을 입은 퍼포머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낮은 천정으로 이뤄진 공간을 헤매다닌다. 다중의 자아로 표상되는 퍼포머는 흐느적거리는 춤을 추며 자유롭게 이 공간들을 유영하다가 마침내 이 도시로부터 다시 추락하는 데 성공한다. 폐허나 감옥의 느낌이 나는 회색의 미로 같은 공간은 여의도의 벙커 공간이다. 이와 병치되는 것은 공사장, 쓰레기장, 비둘기 떼와 같은 도시의 버려진 공간들이다. 이 작품은 기괴한 공간 경험을 통해 한국근대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은밀하고 폭력적인 정치권력과 이로부터 계획된 도시화의 이면을 폭로한다. 그러나 관람객들이 공간을 자유롭게 네비게이트하는 VR이 주는 신체적 현실감과 강렬한 사운드는 자유와 회복에 대한 미래적 단서를 제공한다.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2019)

 

함양아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 2019

함양아는 <잠>을 통해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민하고 연이어 대안적인 사회 시스템 연구를 병행한 작업을 발표하였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 은 정치적, 경제적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현재의 사회가 이대로는 결국 침몰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감을 인식하며 제작된 작품이다. 함양아는 이러한 변화의 한가운데에는 예술의 역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은 개인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 예술이자 삶의 실천방식으로서의 예술이다. 우리가 모두 바라는 이상적인 사회 시스템의 대안을 찾아서 실현하기 위해서, 그 시스템을 작동하는 개인의 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작가는 말한다.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개인, 자기 자신과 타인을 존중하는 공존의 능력을 가진 개인, 그래서 자신의 삶과 사회를 창조해낼 수 있는 개인”을 추구하는 것이다. <정의되지 않은 파노라마 2.0> 은 이와 같은 주제들을 담은, 작가의 실험적 작품활동의 여정에서 커다란 전환기를 보여주는 과도기적 작품이다.

이수영ㆍ김현정 경기도미술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