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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미술관 소장품 산책] 1. 성능경 '신문읽기', 홍명섭 'de-veloping ; the w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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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와 소통하고 도민과 함께 경기미술을 발전시키는 곳, 나아가 경기도가 쌓아온 다양한 역사와 이야기가 숨 쉬는 곳, 현대미술을 이끌어나가는 곳. 바로 경기도미술관이다. 경기도 공립미술관인 경기도미술관은 현재 664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경기도미술관이 최근에 사들인 소장품 중 10개의 작품을 매주 두 작품씩 12월 한 달간 소개한다. 미술관 소장품을 통해 현대미술 작가들의 주요 대표작품과 연대기를 알아보자.

■성능경, 신문읽기, 1976

▲ 성능경 作 '신문읽기'(1976)

성능경은 1976년 안국동의 서울화랑에서 <4인의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때 첫 신문읽기 ‘이벤트’를 실연했다. ‘신문읽기’는 신문을 읽고, 읽은 부분을 면도칼로 오려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다. 그 시작은 ‘신문:1974.6.이후’(1974)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이벤트’라 불린 행위예술이다.

그룹 S.T(Space&Time)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이벤트를 선보였던 그의 작품에서 ‘신문읽기’는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행위와 행위의 결과를 구분해서 나눌 수 없는 일체형 퍼포먼스이기 때문이다. 신문을 구입해서 낭독하고, 낭독 부분을 오려내고, 다시 낭독과 오려내기를 반복하는 ‘수행성’이 퍼포먼스의 중핵이다. 그런 맥락에서 ‘신문읽기’는 한국 행위예술에서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경기도미술관은 2010년 <1970-80년대 한국의 역사적 개념미술 : 팔방미인>전을 개최했다. 작가는 이 전시 개막식에서 1976년의 ‘신문읽기’를 2010년 버전으로 수행한 바 있다.

 

■홍명섭, de-veloping ; the wall, 1978

▲ 홍명섭 作 'de-veloping ; the wall'(1978)

홍명섭 작가는 1978년 대전문화원의 첫 개인전에서 이 작품을 발표했다. 그는 1970~80년대 개념적 설치미술을 수행했고, 그 수행성의 작업들은 고스란히 한국현대미술사에서 매우 독창적인 지표가 되었다. 그의 많은 작업은 결과로서의 ‘품(品)’이 아닌, ‘작(作)’에 집중한 결과였다. ‘작’은 ‘~하기’의 수행성을 보여줄 뿐 어떤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가 “생명의 주기와 닮은 ‘일시성’의 본성과 함께 형식의 파기 또한 흥미로운 것”이라고 고백하거나, “마음에 갇혔던 신체, 정신에 갇혔던 물상, 의식에 갇혔던 물성에서 해방되는 자재의 수평을 향해 흐르는 감성”이라고 말할 때, 그가 지향하는 미학적 목표가 무엇인지 뚜렷하게 드러난다.

설치작품 ‘de-veloping ; the wall’은 그의 미학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최초의 증좌이고, 그래서 ‘홍명섭’이라는 작가의 위치를 우리 미술사에서 가늠할 때 선명하게 살펴야 할 의미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 작품은 작품의 성격이 “전시 후 작업 잔여물은 파기 되어야 한다.”는 개념적 설치 원칙 때문에 그동안 어느 곳에서도 소장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작가는 여러 기획전에서 그 스스로 설정한 설치 매뉴얼에 따라 이 작품을 지속적으로 발표해왔고, 그것은 ‘개념적 설치미술’의 한 전형으로 자리 잡았다.

김종길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