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몰락하는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②악순환 반복

영세업체만 수두룩… 공장 늘었지만 생산성은 감소

카지노 도박 사이트

반월시화산단 전경 경기일보 DB

지난 4월 ‘코로나 특수’를 노리고 안산 반월산업단지에 공장을 임대해 문을 연 A마스크 업체는 최근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마스크 공급 과잉 현상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찾기 어려워져서다. 대표 L씨는 “5월만 해도 하루 마스크 10만장을 생산했었는데 최근에는 2만개로 줄여도 팔리지 않아 재고만 쌓여 가고 있다”고 말했다. A마스크 업체 같은 폐업 위기 놓인 영세한 업체가 반월시화산단에 수두룩하다.

반월시화산단 내 공장 수는 늘었지만 되레 생산성은 감소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폐업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는 기업이 빈 공장이나 공장 한 켠을 생산성이 떨어지는 영세 업체에 임대하는 일이 늘면서다. 이에 반월시화산단의 생산액은 6년 만에 26조원이나 감소했고 수출, 가동률 모두 하락했다.

15일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반월시화산단의 입주기업 수는 1만8천747개로 6년 전인 2014년(1만8천289개)보다 458곳 늘었다. 반면 생산액은 2014년 86조6천313억원에서 2019년 60조2천963억원으로 26조3천억원(30%↓)가량 줄었고, 수출액도 2014년 반월산단 85억3천100만달러, 시화산단 57억2천200만달러에서 2019년에는 55억500만달러와 42억5천900만달러로 각각 35%와 25% 감소했다.

가동률과 고용률 역시 하락세다. 반월시화산업단지 가동률은 2014년 반월 77.9%, 시화 75.8%를 기록했으나 올해 7월 67.1%와 66.7%로 감소했다. 이는 국내 산업단지 평균 가동률(75.9%)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종사자 수는 2014년 29만5천230명에서 2019년 23만7천115명으로 약 6만명 줄었다.

특히 영세 기업일수록 공장 가동률은 더 저조하다. 직원 50인 미만 기업의 올해 7월 기준 가동률은 반월 56.6%, 시화 61.3%에 불과하다.

반월시화산단 영세기업의 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50인 미만의 소규모 공장은 2017년 1만6천709곳에서 2018년 1만6천744곳으로 증가했고, 50~300인 미만 중형 공장은 같은 기간 574곳에서 559곳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반월시화산단 내 공장 임대 사례가 늘면서 산단의 영세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폐업ㆍ이전하는 공장이 늘면서 빈 공장을 소자본의 영세기업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어서다. 사실상 기업 수만 증가할뿐 생산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반월시화산단의 영세화에 대해 경기연구원은 최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기도 산업단지 혁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임대 확대로 산단 내 영세 임차 업체가 늘어난다면 결국 산업단지가 슬럼화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기흥 경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반월시화산단의 영세화를 막으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단순 시설 투자에만 그쳐선 안 되고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강소기업들의 판로 개척 등 실질적 지원과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재원ㆍ김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