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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천진암 성지의 검은 의혹] 1.도 넘은 성역화 사업

창고가 박물관 둔갑… 불법 온상 된 성지<聖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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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 발상지인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에서 지난 40여년 동안 성지 성역화 사업을 하면서 창고로 지은 불법건축물을(원안 사진) ‘천진암 박물관’으로 홍보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가 드러나고 있다. 윤원규기자

광주시 퇴촌면에는 한국 천주교의 발상지 천진암(天眞庵)이 있다. 한국천주교회는 조선교구 설정 150년이 되던 1979년 ‘천진암 성지화’를 내걸고 2079년까지 100년 동안 천진암 성지 내에 한국 천주교 사상 최대 규모의 대성당을 짓기로 했다. 104만㎡가 넘는 땅에서 4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 천진암 성지 성역화 사업 과정에서 적발된 불법과 각종 의혹 등을 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재단법인 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이 천진암 성지 내 창고로 지은 건물을 박물관으로 둔갑, 홍보하고 있어 불법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광주시와 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2000년 시로부터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397번지 일원 종교부지 9천485㎡에 지상 3층, 연면적 4천320㎡ 규모의 창고 용도로 허가를 받고 착공해 2008년 건물이 지어졌다.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에 소재한 '천진암 성지' 입구 조형물. 조주현기자

그러나 재단이 해당 창고 시설을 각종 홍보자료와 온라인 등에 천진암박물관으로 홍보하고 있어 논란이다.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에 소재한 천진암 성지 내 이정표는 물론 홍보 팸플릿에도 사진까지 넣어 버젓이 박물관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각종 천주교 관련 온라인 및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에도 천진암박물관이라고 기재돼 있다. 특히 천진암 성지 공식 홈페이지에는 ‘천진암박물관은 한민족의 정신문화(전시공간 300평)와 유교 교육문화(전시공간 100평)와 불교문화(전시공간 100평) 및 천주교 신앙(전시공간 700평)을 할당 배려해 우리의 종교정신문화 역사자료 소장고가 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창고 시설로 허가받은 건물을 박물관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 등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재단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박물관인 셈이다.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에 소재한 '천진암 성지' 입구 안내도에도 창고시설임에도 버젓이 천진암박물관이라고 기재돼 있다. 조주현기자

퇴촌면 주민 A씨는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박물관이 이름만 박물관이지, 창고라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하며 “수원교구 측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신자 B씨는 “천진암 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의 발상지로서 중요한 가치를 가진 성지로,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순례 행렬을 하며 신앙 선조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유명한 곳이라 평소에도 자주 온다”며 “성지 곳곳에 박물관 표시도 있고 오래돼 낡긴 했어도 박물관 간판도 있는데 출입금지라 매번 의아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재단은 “천진암 성지 성역화 작업의 일환으로 여러 사료를 수집하고, 보관하기 위해서 ‘역사문화 자료 저장고’를 준비했다. 성역화 작업이 장기화되면서 수집되는 자료의 일부를 전시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개념으로 박물관으로 명칭해 사용했다”고 해명하며 “완전히 박물관으로 개관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아 명확하게 용도 변경을 하지는 못했다. 건물이 사용되는 목적에 맞게 용도 변경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고시설임에도 천진암박물관으로 기재돼 있는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에 소재한 '천진암 성지' 입구에 설치된 안내도.

한상훈ㆍ강현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