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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빈집을 살려라] 상. 원도심 해치는 폐허

2020년 6만채… 원도심 슬럼화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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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 부평구 십정동 한 빈집 앞에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어 있다. 조주현기자

인천의 ‘빈집’은 개발만 바라보고 달리다 입은 깊은 상처다. 사람에게 집이란 따뜻한 휴식처지만, 빈집은 위험한 흉물일 뿐이다. 빈집이 밀집한 곳은 우범지대로 바뀌고, 낡은 빈집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 인천의 빈집은 현재 5만개를 훌쩍 넘었고, 오는 2020년이면 6만개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인천의 빈집은 부평구, 미추홀구 등 원도심에 집중해 있어 원도심 슬럼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본보는 인천의 빈집 실태를 살펴보고, 빈집을 살리기 위해 인천이 해야할 일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인천의 빈집은 지난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급증했다.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이 시기의 빈집은 1만8천53개에서 4만1천개로 약 230%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010년 이후에도 이어졌다. 지난 2017년 기준 인천의 빈집은 5만7천개까지 늘었고, 이 같은 추세라면 오는 2020년 인천의 빈집은 6만개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빈집이 증가한 원인은 과거 인천시의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난개발이 꼽힌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인천 원도심 지역에서 우후죽순처럼 이뤄지자,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기대하며 이 곳에 있는 집을 사들였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빈집으로 남은 것이다.

인천의 빈집 급증 시기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시기와 맞물려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더해준다. 재개발·재건축은 2003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으로 본격화했다. 이때 시도 125개 지역을 재개발·재건축 지역으로 지정하고, 2011년엔 212개까지 늘렸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시의 지역 지정 전에 추진위원회 구성 등의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인천의 재개발·재건축 붐은 2006년 이전부터 이뤄졌다.

그러나 인천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2008년 미국발 부동산 위기로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인천연구원의 ‘재개발·재건축 해제(예정)지역의 도시재생 뉴딜 연계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기준 사업을 끝낸 재개발·재건축 구역은 고작 30곳으로 전체의 약 13%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사업 추진 중인 곳은 110개로 약 50%에 달한다.

이러다보니 인천의 빈집 밀집 지역이 재개발·재건축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부평구와 미추홀구에 쏠려있다. 지난 2018년 4월 기준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구역은 부평구가 37곳, 미추홀구가 26곳으로 가장 많다. 이들 지역 빈집은 2015년 기준 각각 6천215개, 7천623개로 인천 전체 빈집의 약 25%를 차지한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7월 발표한 ‘빈집실태조사 및 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있는 설문 결과도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빈집 증가의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한국감정원이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목적으로 빈집을 구입 후 방치했다는 응답이 34.3%로 가장 높았다. 앞으로의 부동산가격 상승을 기대해 방치했다는 응답도 11.5%로 나타나 투자 목적으로 방치 중인 빈집은 모두 45.8%로 나타났다.

전문가도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인천의 빈집 증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서종국 인천대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인천의 빈집 소유주를 살펴보면 대부분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노리고 투자를 위해 집을 구입 후 장기간 방치한 것이 인천 빈집 증가에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