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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대한민국 해법은 재활용] 完. 전문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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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대한민국 해법은 재활용] 完. 전문가 제언

생명의 근원으로 불리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인 ‘물’을 보전하기 위한 물 재이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 번 사용한 물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우리 생활 곳곳에서 물 재이용이 보편화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노력이 따라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 사회에서 물 재이용 문화의 확산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광희 한국생활하수처리협회 이사와 장암 성균관대학교 수자원전문대학원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전허가제·법개정 통해... 재이용 시설 활성화해야”

이광희 한국생활하수처리협회 이사

이광희 한국생활하수처리협회 이사

-한국생활하수처리협회에 대해 설명해 달라.

지난 2005년 우리의 자연과 소중한 물자원을 보전ㆍ보호하고자 설립된 단체다.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는 ‘맑은 물’, ‘푸른 강산’이며 생활하수, 중수도, 하ㆍ폐수 재이용, 빗물 재이용 등의 수질환경 산업에 기여하는 다양한 회원사가 모여 설립된 협회다. 중소기업 위주의 회원사로 구성된 우리 협회는 수질환경 산업의 최전방에서 싸우는 소총부대라고 할 수 있다. 운영 중인 수처리 시설에 사용되는 펌프와 같은 기본적인 장치부터 핵심 부품 및 첨단 공법과 기술의 설계 시공 등 우리나라의 수질오염 방지 및 물 재이용 분야를 책임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생소한 물 재이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강우 패턴이 변화하고 폭우 등 강우 집중도가 증가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같이 지구 온난화 및 기후와 환경 변화 탓에 기존의 하천 관리 및 상ㆍ하수도 관리 기술만으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새로운 방식의 물 관리 정책 및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오는 2025년이 되면 세계의 대부분 국가가 물 부족을 겪게 되며, 이 가운데 절반의 국가는 수자원의 고갈이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8년 가을 가뭄 시 일부 농촌지역의 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2012년 6월에는 104년 만의 가뭄이라는 심각한 봄 가뭄이 발생했다. 또 도시화ㆍ산업화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지역별 물 수요는 계속 증가, 물이 부족한 농촌지역은 물 부족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상황 때문에 물 사용이 많은 도심지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물 재이용을 통한 대체 수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 바로 빗물과 중수 재이용, 하ㆍ폐수 방류수 재이용 등이다.

-국내 물 재이용 관련 기술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국내 수질 관련 산업은 비단 물 재이용 산업뿐만 아니라 정수, 하수, 초순수, 해수담수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물 재이용 기술 역시 매우 수준이 높아, 기술적으로만 보면 음용수 수준까지 재이용수를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수준의 깨끗한 물로 재이용수를 생산하면 그 비용이 매우 높아질 뿐 아니라 고도의 설비가 필요해진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물 재이용 기술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경제성과 가동의 용이성이다. 재이용수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수도 요금보다 비싸면 물 재이용을 하는 목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 재이용 기술은 쉽고, 간편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재이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 무조건 깨끗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용도에 따른 맞춤형 물 재이용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물 재이용 산업의 규모와 미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분석한다면.

2017년 환경부가 발표한 하수도 통계를 보면 국내 물 재이용 현황은 연간 약 11억t 정도이다. 이런 물 재이용의 대부분은 하수처리수 재이용이 차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오는 2030년까지 약 25억t으로 늘려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약 2.7조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하수처리수 재이용의 경우 대량의 재이용수를 생산하는 것에는 유리하나 공급처와 수요처의 거리적 문제 등이 한계점으로 나타난다. 이에 공동주택 등 단위 건축물별 물 재이용을 활성화해 수요처에서 즉시 재이용수를 생산, 다시 순환할 수 있는 실질적인 물순환 및 대체 수자원을 확보할 기술의 적용이 필요하다.

현재 다양한 부분의 기술 개발로 실질적인 대체 수자원을 확보하는 기술과 물순환 시스템이 여러 현장에 적용됐으며,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중동 등 해외의 물 부족 국가의 시장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 등이 물 재이용에 적극 동참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필요한 노력은.

현재 수자원 관련 정책을 펼치기 위한 다양한 법령이 시행되고 있으나 아직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만한 성과 또한 없는 게 현실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도 및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다양한 건축물 가운데 물 재이용 시설을 제대로 가동하지 않는 곳이 많다. 형식적인 준공 허가용 물 재이용 시설이 아닌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시공되는지 감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물 재이용 시설의 신고제가 아닌 사전 허가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또 물 재이용에 대한 제도적 확대 및 관련 법령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국방ㆍ군사시설의 경우 물 재이용이 매우 쉬운 우수한 물순환 체계를 갖춘 시설임에도 물 재이용 시설이 충분히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가 ‘물 재이용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펴 모든 국민이 수자원 문제에 관심을 두고 물 재이용에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채태병기자

"2030년 담수공급량 급감 재이용수 인식개선 필수"

장암 성균관대 수자원전문대학원 교수

장암 성균관대 수자원전문대학원 교수

 

-성균관대학교 수자원전문대학원은 어떤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는지 설명해 달라.

수자원전문대학원은 다가오는 물 부족에 대비하고자 물 산업의 성장 및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양성에 목적을 두고 있다. 지속 가능한 수처리 연구실(Sustainable Water Treatment Lab)을 통해 부족한 수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하수처리 및 물 재이용 등 다양한 환경 수처리 분야를 선도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 물 재이용, 녹조, 미량오염 물질 등 최근 이슈가 되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연구에도 나서고 있다.

이밖에 다중 수자원의 활용과 폐수(농축수) 방류를 최소화하고자 정삼투-역삼투 융합공정을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 공정 최적화 및 운전 가이드라인을 도출하고 차세대 공정인 정삼투 공정의 표준화 및 시장 선점을 위한 선진 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약, 농업, 항공우주, 군용 등 여러 산업 분야에 정삼투 공정을 적용할 가능성을 모색 중이다.

냉동 해수담수화(Freezing DesalinationㆍFD), 조류 및 미생물 활용한 생물학적 처리 등의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물 재이용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약 143편의 국내ㆍ외 논문 게재, 20건의 국가연구과제 수행, 45건의 특허 발명, 152건의 학술대회 참여 등의 성과를 도출했다.

-물 재이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면.

‘2016년 국토교통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6.1%로, 모든 국민이 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상수 보급이 잘 돼 있다. 1인당 하루 물 이용량도 282ℓ에 이르고 있어 일반 시민들은 물 재이용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적 지표인 ‘물 스트레스 지수’를 국내 수자원 현실에 적용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물 스트레스 지수는 물의 총 수요량을 1년간 쓸 수 있는 용량으로 나눈 수치다. 이 수치가 40%를 넘으면 ‘심각한 스트레스 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2012년에 이 수준에 도달했다.

해당 수준은 현재 시점에서 물이 실제로 부족함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수자원 개발이 없는 자연 하천수에 물 공급을 의존하는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서 만성적인 물 공급 문제가 발생하는 국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는 게 국내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가뭄 문제다. 2000년도 초에는 농업용수가 부족한 정도에서 그쳤지만, 최근 일어나는 가뭄에서는 식수공급제한도 발생할 정도로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UN의 보고서에 의하면 오는 2030년에는 1인당 담수공급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대비하고자 물 재이용을 통한 개인의 수자원 절약과 대체 수자원을 통한 안정적인 물 공급량을 유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성균관대학교 내에도 물 재이용 시설이 가동 중인데 어떤 효과가 있는지.

현재 우리 대학에는 중수도 시설이 설치돼 있다. 중수도 시설은 제1연구동과 제2연구동에 있다. 해당 시설은 수원시의 지원을 받아 설치됐으며, 중수도에서 재이용된 물은 조경ㆍ화장실ㆍ냉각 용수 등으로 학교 내에서 쓰이고 있다. 교내에서 중수도가 도입된 화장실이나 시설에는 중수를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가 부착돼 있다. 전체 캠퍼스에서 사용되는 물의 양은 학기 중을 기준으로 하루에 약 2천t 정도이다. 중수도를 통해 약 30% 정도인 600t가량의 물을 절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를 연간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4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는 셈이다.

-연구가로서 물 재이용 관련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망한다면.

현재 물 재이용 산업은 원수(原水)가 되는 하수처리수의 선택적 처리를 통해 친수용수, 농업용수, 지하수 충전 등의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이 도입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개발 단계부터 소규모 맞춤식 물 재이용 시설의 구축이 필요하며 재이용수 생산 후 발생하는 농축수를 단독으로 처리 가능한 기술의 개발이 시급하다.

이에 정부는 재이용수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먼저 현장 및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해 농업용수 및 지하수 충전 등의 재이용수 수질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또 재이용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재이용수에 대한 혜택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에 따라 판이하기 때문에 이를 국가 차원의 추가적인 혜택을 통해 보충해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수자원의 절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물 이용 부담금을 일정 부분 배분, 하수처리수 재이용 운영ㆍ유지비(또는 시설 사업비 포함)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수도세의 요금 인상 요인을 반영해 단계적ㆍ점진적으로 수도요금을 현실화해 하수처리수 재이용수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근간도 마련돼야 한다.

 

채태병기자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