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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부족 대한민국 해법은] 3. 재활용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

버린 물도 다시 한번… 하수가 마시는 물로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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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나 베리지 수면 위에서 카약 등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시민들

지리학적으로 말레이반도 끝자락에 위치한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알려져있다. 자체적으로 강이나 호수 등 수자원이 부족한 것은 물론 토지 면적도 좁아 지층의 특징상 충분한 양의 물을 보유하기에 불리한 구조로 국가 존치를 위해서는 수자원 저장과 공급에 대한 지대한 노력이 필요했다. 물 공급을 두고 벌어진 외교적 문제도 싱가포르의 물 부족 문제를 더욱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지난 1960년대 싱가포르 자치령 시절부터 말레이시아 독립 연맹에 수도 요금을 지불하며 살아왔다. 이후 말레이시아와 분리되며 외교적으로 갈등이 있을 때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싱가포르를 감싸고 있는 Johor 지역의 물 공급을 중단한다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열악한 물 부족 위기에 봉착한 싱가포르는 수자원 시스템 재활용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연구에 매진해 획기적인 물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 현재 수자원 재활용 선진국으로 급부상한 계기가 됐다.

 

선진화된 중수도 시스템의 혜택을 보는 싱가포르 국민들

■ 모든 수자원의 통합적 관리 주체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Public Utilities Board)’

싱가포르 국립 수자원국(이하 PUB)은 상수도ㆍ수자원 관리 및 물 사용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급수 기관이다. PUB는 수자원 집수 시스템, 배수 시스템, 수자원 공사, 수자원 매립 플랜트 및 하수 시스템으로 구성된 전국의 상수도 공급 시스템을 규제하고 감독한다.

이날 안내를 맡은 Hana Schoon 선임매니저는 “싱가포르 국가 수급 기관으로서 역할을 하는 PUB의 로고는 물을 상징한다”며 “PUB의 로고는 타원형을 형성하는 세 개의 소용돌이로 만들어졌다. 이는 물의 순환을 나타내는 것으로, 세 가지 주요 기능, 즉 수도, 하수 및 배수를 의미한다. 로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PUB의 역할은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지속적인 물 공급을 최선의 목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PUB의 주요 기능은 물의 수집, 생산, 유통 및 재활용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선 수집 기능으로 빗물은 강, 개울, 운하 및 하수구를 통해 수집돼 17개 저수지에 저장된다. PUB는 이처럼 다양한 저장소에 모인 물을 연결하는 파이프 라인을 통해 여분의 물을 한 저장소에서 다른 저장소로 펌핑한다.

이후 원수는 처리를 위해 상수도로 파이프된다. 원수가 처리 과정을 거치며 생산된 후 물은 고객에게 유통된다. 이후 고객이 사용한 물은 광범위한 하수도 시스템을 통해 처리된다. 이후 처리된 폐수는 첨단 멤브레인 기술을 사용해 추가 정화되어 NEWater로 알려진 고급 폐수로 생산되고 있다.

Hana Schoon 선임매니저는 “PUB의 유역 관리 및 처리 과정은 수십 년 동안 싱가포르인들에게 깨끗하고 양질의 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해 왔다”며 “싱가포르의 청결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은 세계 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 정한 식수 기준에 부합하며 섬 전역에서 널리 사용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지난 2015년 수자원 지속 가능성 개발에서 아시아 최고의 도시로 선정되는 등 위생적인 식수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PUB Waterhub Plant

 

■ DTTS(Deep Tunnel Sewerage System), 거대 심층 터널 하수처리시설을 통한 폐수의 재사용

싱가포르 물 관리국인 PUB는 현재 DTTS라고 불리는 거대한 하수처리시설을 건설 중이다.

이것은 직경 6.5m가량의 하수도 터널을 만들어 세 개의 대형 하수처리시설로 하수와 우수를 이동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싱가포르는 버려진 물을 모아 정화하여 재사용한다.

프로젝트는 총 2단계로 나눠진다. 27억 달러(2조9천억 원)가량 소요된 1단계 프로젝트는 지난 2008년에 완료됐다. 1단계 하수처리시설은 동쪽에 위치한 창이 WRP와 북쪽의 크란지 WRP를 연결하는 48㎞의 터널이다. WRP는 Water Reclamation Plant의 약자로서 하수처리장을 뜻한다. 이 WRP에서 하수는 고체와 영양소를 제거한 후 다시 NEWater공장으로 보내지게 된다. NEWater 공장은 정수장으로 최첨단 멤브레인 기술과 자외선 살균 과정을 통해 하수를 식용수로 정수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프로젝트는 30㎞가량의 추가 대형터널, 70㎞가량의 연결 하수구 등을 포함하며 오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Hana Schoon 선임매니저는 “DTTS 프로젝트를 통해 좁은 땅에 차지하고 있는 용수 처리시설을 지하로 옮김으로써 절반 이상의 토지를 재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수량계

 

■ 도심 속 저수지 ‘마리나 베라지(Marina Barrage)’, 수자원 공급, 홍수조절, 휴식공간 1석3조 효과

현재 싱가포르에는 17개의 저수지가 국가 수자원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17개의 저수지는 싱가포르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에 물을 공급한다.

이처럼 이들 저수지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들 모두는 PUB가 관리한다.

이 중 대표적인 저수지로 꼽히는 곳이 마리나 베라지이다. 싱가포르의 15번째 저수지이자 도심에 위치해 있는 대형 댐으로 수자원 공급, 홍수조절, 휴식공간의 1석3조의 이득을 마리나 베라지를 통해서 얻고 있다. 싱가포르 강과 바닷물 사이에 위치한 마리나 베라지는 높이 28m의 9개 수문이 자리잡고, 그 위는 마리나 동쪽(east)과 마리나 남쪽(South)을 연결하는 350m의 다리가 있다. 수문을 개폐하여 수위를 조절하고 만조 시에 물을 방류하지 못할 경우 7개의 대형 펌프 시설이 물을 빨아들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008년 이전 싱가포르 수자원 확보 차원에서 빗물 집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30% 안팎이었지만, 마리나 저수지를 개장하면서 그 비중을 50∼60%까지 올릴 수 있었다.

이와 함께 마리나 베라지는 도심 속 휴양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어 싱가포르 자국민들은 물론 해당 국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필수 코스다. 1년 내내 잔잔한 저수지 수면 위는 카약, 보트, 윈드서핑을 하기 위한 시민들로 붐비고 있으며 마리나 베라지 주위의 넓은 녹지는 연 날리기나 리모컨으로 쿼드콥터를 조정하는 여가 생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래플즈 금융가, 마리나 베이 샌즈, 가든즈 바이 더 베이, 싱가포르 플라이어 등 명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마리나 건물의 잔디밭에는 소풍을 즐기는 가족들을 볼 수 있는 등 국민 여가생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건물의 내부는 갤러리를 비롯해 마리나 저수지의 역사와 설비를 설명하는 시설들을 두어 국민 참여와 함께 유명관광 명소로 급부상 중이다.

■ 애플리케이션 통한 물 사용량 확인… 재사용에 앞서 물 절약부터

한 달간 물을 어느 정도 소비했는지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수량계가 설치될 예정이다. PUB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30만여 개의 스마트 수량계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Hana Schoon 선임매니저는 “스마트 수량계가 설치된 경우, 이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물을 어느 정도 소비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마트 수량계가 시범 운영되었던 풍골(Punggol)과 유화(Yuhua)의 800여 가구에서 수도 사용이 5%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싱가포르 전역에 약 160만 개의 수량계가 있으며 두 달에 한 번 담당 직원이 방문해 물 사용량을 기록한다.

Hana Schoon 선임매니저는 “물의 재이용도 중요하지만 우선 물 사용에 대한 절약이 선행돼야 한다”며 “30만 개 설치를 시작으로 최종적으로는 싱가포르 전역에 스마트 수량계를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양휘모기자

* 본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