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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없는 마약의 늪] 1. 마약치료보호지정병원 유명무실

마약 중독자 늘어나는데 처벌만 있고 치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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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인, 재벌 3세 등 유명인의 마약류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면서 ‘마약청정국’ 위상이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마약은 쾌락이 끝나는 순간부터 수만 배의 고통과 좌절, 아픔과 슬픔이 뒤따르기 때문에 그 중독성을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사실상 마약중독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내 보호지정병원들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마약치료보호지정병원을 외면하는 환자와, 환자를 유치하지 않으려는 마약치료보호지정병원의 현실 앞에 국내 마약사범은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남성을 넘어 여성에게까지 확대됐다. 마약 운송책은 물론 신종 마약 생산법 등도 다양해지며 일상에 마약이 빠르게 파고든 오늘날, 마약치료보호병원의 허와 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우리 병원에서 마약 치료를 한다고요?”

경기도에 위치한 한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A 병원). 이곳에 들어가 ‘마약 치료하는 병동이 어디냐’고 묻자 병원 관계자들은 “마약 치료요?”라고 반문했다. 이윽고 직원들은 서로 “그런 곳이 있나?”라는 대화를 나누고 3분가량이 지나서야 “마약 치료를 위한 별도의 병동은 없다”며 “정신건강의학과로 가면 된다”고 안내했다.

해당 장소로 발을 옮기면서 A 병원 곳곳을 둘러봤지만 그 어디에도 이곳이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이라는 문구나 안내판은 볼 수 없었다. 심지어 정신건강의학과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같았다.

A 병원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유치한 환자(마약중독자)는 총 0명. 그리고 마약 치료를 제공하는 전문 의료진 역시 0명이다. 마약 중독 및 치료와 관련한 그 무엇도 볼 수 없었지만, 이곳은 20년이 넘도록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음으로 찾은 경기남부권의 B 병원은 현재 도내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 중 유일하게 마약중독자(1명)를 치료하고 있었다. 병원은 환자에게 마약 예방법 교육 및 약물 중독 치료 등을 진행하지만 ‘마약 병동’이 따로 없는 탓에 알코올 병동에서 환자를 함께 관리하는 중이다.

B 병원 역시 A 병원과 마찬가지로 병원 안에서 ‘마약 지정병원’에 대한 정보를 볼 순 없었으며, 병원 홈페이지조차 마약 치료에 대한 정보가 전무한 상태였다. B 병원 관계자는 “마약 치료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우리 병원이 마약치료보호지정병원임을 알릴 필요성을 못 느꼈다”고 전했다.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마약 치료실적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C 병원 역시 미흡한 모습은 타병원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C 병원은 2014년 11명, 2015년 8명, 2016년 3명, 2017년 1명, 2018년 0명 등 총 23명의 외래ㆍ입원환자를 받았다. 같은 기간 A 병원이 3명, B 병원이 13명 등의 실적을 낸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지만, 이곳에서도 “마약중독자만을 따로 관리하진 않아 마약병동은 없다”며 “사전에 주치의와 연락을 취해야 하므로 지금 당장은 만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정부와 지자체는 마약중독자의 치료재활을 돕기 위해 전국에 마약류 치료보호지정기관 22곳을 지정했고, 이 중 경기도에는 A~C 병원 세 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정작 이들조차 유명무실하게 운영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알코올 중독자에 비해 약물 등 기타 중독자의 재활 프로그램이 약한 건 사실”이라며 “예산 증액 및 지정병원 확대에 노력해 문제점을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양휘모ㆍ이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