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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시대 설 곳이 없다] 3. 외면받는 ‘참전유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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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빈곤시대 설 곳이 없다]

<3> 이런 대접받을 분들이 아닌데…외면받는 한반도 ‘마지막 참전유공자’

 

수원 권선구에 거주하는 6.25전쟁 참전용사 A씨가 다가오는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근심에 싸여있다.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 빈곤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하는 가운데 참전유공자에 대한 지원과 인식도 열악,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참전유공자마저도 ‘빈곤 노인’이라는 절벽으로 추락하고 있다.

14일 만난 6ㆍ25전쟁 참전용사 A씨(87)는 수원시 권선구의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올해 팔순에 접어든 아내와 단둘이 거주하고 있다. A씨는 곧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일 오전 6시가 되면 빗자루를 들고 집 앞 청소에 나선다. 이처럼 겉으로만 보면 정정한 모습이지만 사실 A씨는 6ㆍ25전쟁 당시 수류탄 파편에 맞아 양쪽 팔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한다. 팔을 굽히거나 과도하게 움직일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A씨의 아내가 고령에 접어들면서 바로 앞에 있는 사물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시력장애 1급 판정까지 받은 상황. A씨는 시력을 잃은 아내를 부축해 걸어가다가도 갑작스레 팔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멈춰서는 게 일상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A씨는 6ㆍ25전쟁 당시 수류탄 파편에 팔을 다쳤다는 사실을 증언해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상이군경 심의에서 탈락, 참전유공자 지위만 가진 상태다.

이에 참전유공수당으로 A씨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지원금은 한 달에 약 37만 원. A씨는 이 금액으로 생활비는커녕 아내의 병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몸도 불편하고 이제 나이도 많아서 일할 곳도 없다”며 “지난달 보일러가 고장 나 교체비용만 51만 원이 들어 이번달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걱정 중”이라고 토로했다.

용인의 월남전 참전용사 B씨(79) 역시 생활고를 겪기는 마찬가지. 3년 전까지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B씨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계약이 종료된 뒤 모아놓은 돈과 정부서 나오는 참전유공수당으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 중이다. B씨는 “경비원으로 근무할 당시는 150만 원가량의 고정 수익이라도 있었지만, 이제 그마저도 없어 폐지를 주워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국가를 수호하고자 희생하거나, 경제 발전이라는 사명 아래 월남전에 참전했던 한반도 마지막 참전유공자 세대가 몸도 성치 못한 상태에서 재정적 어려움까지 겪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경기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도내 참전유공자는 약 7만 명으로, 이들 가운데 중위소득 50% 미만의 저소득층이 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민 전체 기준 저소득층 비율인 5.4%보다 2%p가량 높은 수치다.

조정현 한국노인인권협회 회장은 “현 고령 노인 세대는 나라를 위해 전장에 나가 희생한 위대한 세대”라며 “존경과 배려를 잊지 않고자 국가와 사회가 그들에게 보은하는 것이 진정한 보훈이자 복지”라고 말했다.

 

채태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