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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경기, 천년보물] 보물 제930호 이경석 궤장

왕도 원로대신 ‘공경’… 의자·지팡이 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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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장
통계청(2016년 자료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녀 평균 기대 수명은 82세라고 한다. 그렇다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어떻게 될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역대 왕들의 사망 나이를 계산했을 때 평균 수명은 46세이다. 부족하지 않은 의식주 생활과 전속 어의가 항상 대기하던 왕의 수명이 50세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아 백성들의 수명은 그보다 더 짧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당시에는 장수를 누린 일이 드물었으며 더불어 예(禮)와 효(孝)를 중요시 하는 유교문화로 인해 노인을 공경하고 우대하는 제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시행되었다. 그 중 하나가 사궤장 제도이다. 

 

관리가 70세가 되면 벼슬을 사양하며 물러나겠다고 임금께 청하는 법이 있었는데, 이들 중 정1품에 이른 원로대신의 경우 의자(几)와 지팡이(杖)에 몸을 기대어 고견을 베풀며 관직에 머물러 달라는 뜻으로 임금이 의자와 지팡이, 가마 등을 하사하였다. 

 

또한 궤장연이라는 잔치를 베풀어 의자와 지팡이를 하사받는 절차 등을 그림으로 그리고, 축시(祝詩)를 묶어 화첩으로 만들었다. 이와 같은 관례는 옛 문헌과 그림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실제 유물이 남아 있는 경우는 경기도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930호의 이경석 궤장과 사궤장 연회도 화첩이 유일하다. 조선 중기의 대학자인 이경석(李景奭,1595~1671)은 1668년(현종 9)인 74세 때 신하로써 최고의 영예인 궤장(几杖)을 하사받았다. 

 

의자(几)는 필요시 펼 수 있으며 앉는 곳에는 노끈을 꼬아 X자형으로 엮어 접어두기 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등받이 부분은 괴목을 이용하였으며 등받이 표면은 자작나무 껍질로 싼 것이 특징이다. 지팡이(杖)는 모두 4점으로 직선형 몸통과 그 끝에 부착된 철제 살포와 금속제 연결부, 장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살포가 부착된 지팡이는 실용적인 농기구로서의 기능뿐 아니라 지위가 높은 신하에게 하사할 정도로 권위가 부여된 수장농구(首長農具)로서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렇듯 이경석 궤장은 시대적 관례를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왕이 하사한 기록이 남아있는 장식적인 공예품으로 당시의 제작방법이나 양식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지금은 전시를 마치고 휴식기에 접어들어 실물을 볼 순 없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잠시나마 노인을 공경하고 우대했던 그 마음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이상화 경기도박물관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