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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의 문화 돋보기] 주52시간 근무… 문화가 있는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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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각 분야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충분한 준비가 안된 입장에서 초기의 혼란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최저 임금 인상과 맞물리면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 보고서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한국인은 OECD 국가 중에서도 가장 많은 노동을 하고 있다.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도 많고,  행복지수가 현저하게 떨어졌다. 오죽하면 ‘죽도록 일만 한다’거나 ‘일벌레’라는 말이 생겨났겠는가. 

 

우리가 산업화, 근대화 과정에서 근면, 성실을 내세워 오늘의 터전을 만든 것도 사실이지만 창의적 사고를 요구하는 4차 산업시대는 인간답게 살아갈 환경을 만들 때가 온 것이다. 이제는 삶의 질을 높이고,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의지다. 때문에 주52시간 근무의 패러다임 전환은 우리가 살아갈 새로운 삶의 방식임이 분명하다. 

 

문화 예술계로선 대환영이다. 그간 시간에 쫒겨 전시나 공연을 볼 수 없었던 직장인이 많았다. 이제부터 여가문화를 놓고 여행, 레저, 스포츠, 예술 등호인 등  각 분야가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 예상된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의 여유’가 거꾸로 ‘우울한 공허’가 될 수도 있다. 시간 활용에는 비용이 따라야 하는 입장이어서  기 근로 단축으로 인한 임금 감소에 자칫 양극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사실 우리의 여가문화는 매우 단조롭다. 직장인나 사업가들이 회식과 음주와 노래방 등 향락성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 따라서 한 차원 높은 양질의 문화를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학습이 필요하다. 그림, 공예, 성악 배우기 등 체험 현장을 제공하기 뿐만 아니라 인간 수명이 늘어나 제 2의, 제 3의 인생을 사는 새로운 라이프 스케줄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생존에 급급해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민간은 물론  각 구청의 문화시설과 아파트 공간의 활용에서도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어느 기획자가 아파트 옥상에서 주민들이 모여 소통하는 콘서트를 하면서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한다. 또 지역의 어느 공연장에서도 옥상 음악회를 하였더니 인기가 좋아 매달 상설화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전문연주가와 동호인 , 자녀들이 함께 한다면 휴먼콘서트가 되지 않겠는가. 

 

사실 우리의 예술 행위는 너무 목적성이 강하고 틀에 박혀 있다. 본래의 기능인 즐기는 것이 아니라 보여 주기식이다. 때문에 예술하는 사람은 많은데 수요와 공급의 간격이 너무 커서 아티스트들이 힘들다.  관객 개발차원에도 처음 맞는 여가의  활용을 어떻게 해석하고 응용할 것인지의 모색이 필요하다. 

 

근대화 과정에서 실종된 우리의 ‘선비문화’를 모델로 해서 자연과 어울리며 격조가 되는 멋과 맛의 여유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다행스럽게 최근 생활공간으로 파고는 드는 음악회를 실현하는 연주가들이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층간 소음이나 아파트 이기주의 등 배려가 없는 환경에서의 삶은 팍팍하기 때문에 이런 소통의 윤활유 역할을 문화가 해야 한다. 

 

때문에 여유 시간 활용법은 보다 전문적인 과제로 다뤄져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연계되어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되는 체계화도 필요하다. 

 

이제 막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만큼 ‘시간의 문제’를 깊이 성찰한다면 보다 풍성한 사회가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시간을 갖느냐의 개념은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와 직결되는 문제이다. 

 

순례지로 떠나는 여행자. 크루즈를 타고 큰 바다를 항해하는 낭만의 설레임, 교과서에나 보았던 명곡 작곡가의 고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우리를 살아 숨쉬게 한다.

우리 예술가들부터 여유가 있게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일상에 쫒겨 분주한 것에서는 예술도 멈춘다.   

 

지금까지 먹고 살기 위한 생존의 삶이었다면 앞으로는 영혼 가득 울림을 갖는 삶으로…아무쪼록 주 52시간 근무가 피부에 와 닿는 복지 실현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