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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없는 ‘건폐물 재생처리업체’ 이대로 괜찮은가?] 1. 한맺힌 주민들의 절규

20년째 먼지와의 전쟁… “숨쉬기 무섭다”
남양주 진건·오남지역 주민들 건강위협·막대한 재산피해에도 수십년 민원제기 공허한 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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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주 진건읍의 한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에 폐기물이 산처럼 쌓인채 작업이 진행돼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남양주 진건ㆍ오남 지역 주민들은 20년째 ‘먼지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려한 자연풍광을 가지고 있지만,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 지역이다. 인근에 자리 잡은 건설폐기물 재생업체 때문이다. 

지난 20년간 수십 회에 걸친 집회와 민원 제기 등으로 맞서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이에 본보는 관계 당국의 외면 속에 응어리진 분노와 아픔으로 ‘투쟁’과 ‘포기’를 반복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벌써 20년이 넘었습니다. 이젠 지쳐 떨어져 나간 주민들도 많아요. 하지만 저라도 나서서 마을을 지켜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양주 진건읍 송능리에 있는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 단지 인근에서 만난 A씨(58)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도로를 가운데 두고 3개의 기업이 모인 업체 단지 맞은 편 빌라에 거주하는 A씨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로 고통받고 있는 시민 중 한 명이다. 

 

문제의 건설폐기물 재생처리업체는 재활용 가치가 있는 건축폐재류(폐콘크리트, 폐블럭, 폐아스콘, 철재 등)를 반입해 분리, 파쇄, 소각 등의 과정을 거쳐 선별된 폐잔재물은 수도권 매립지로, 재활용 골재류는 다시 건설현장에 공급하는 사업장이다. 

 

그러나 송능리 단지에서는 무슨 이유에선지 폐기물이 반출되지 않고, 마치 산을 방불케 하듯 고층 건물 높이까지 쌓여 비산먼지를 유발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마을을 다니면서 코와 입을 막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고, 집 창틀엔 먼지가 수북이 쌓인 채 사계절 창문을 열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시련을 겪고 있다. 이사를 가려 해도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주변 환경’을 이유로 고개를 저으며 돌아가는 상황이 수없이 반복되고, 폭주기관차처럼 달리는 타지역과 달리 수십 년간 ‘집값 공황’에 의한 ‘집값 소외’의 상징적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막대한 재산 피해까지 받고 있다.

 

A씨는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 아이들에겐 세면가루 같은 형태를 지닌 비산먼지는 유독가스와 다름없다”면서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이런 환경으로 암 환자와 피부병환자도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접한 한 유아용품 제조업체와 고등학교 역시 대형덤프트럭의 잦은 왕래와 먼지, 소음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곳에 온 3년 동안 먼지만 먹고 다닌 것 같다. 항상 퇴근할 때가 되면 차에 먼지가 가득 쌓이는 상황”이라며 “최근 미세먼지와 더불어 갈수록 높아지는 쓰레기 산으로 아이들이 폐병에 걸릴까 걱정된다”고 한탄했다.

 

이같은 비산먼지 피해가 장기화되고, 급기야 인근 오남읍 지역까지 피해가 번지면서 진건ㆍ오남 주민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역환경단체와 연계해 ‘건폐물 퇴출추진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후 시청 항의방문과 집회, 민원, 감사원 감사 등 반기를 들고 일어섰지만, 관계 당국의 묵묵부답 속 2016년 활동을 끝으로 모두 이사를 하는 등 포기 상황이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미세먼지와 더불어 사업장 비산먼지에 대한 우려가 높다”면서 “인근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치단체 차원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