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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톡톡] ‘통일농구’가 맺어준 이환우ㆍ권은정 부부 농구감독

“서로 조언하며 지켜주는 동업자이자 최고의 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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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현역 부부 농구 감독인 이환우 부천 KEB하나은행 감독과 권은정 수원대학교 감독.

“같은 지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초보 감독 치고는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디게 가더라도 소신껏 멀리보고 가는 그런 지도자가 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남편은 항상 꼼꼼하고 정확한 사람입니다. 짧은 기간 성적을 떠나 팀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았는데 이제는 좀 더 유연하게 선수들도 대하고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12일 오전 부천 KEB하나은행 여자 프로농구팀의 용인 훈련장에서 만난 이환우(46) KEB하나은행 감독과 권은정(44) 수원대 감독은 남편과 부인이 아닌 농구 선ㆍ후배이자 동업자로 서로에 대한 장점과 바램을 이같이 밝혔다.

 

이환우ㆍ권은정 감독은 정주현 전 코오롱 감독과 이옥자 전 KDB생명 감독에 이은 국내 두 번째 ‘부부 농구감독’이다. 남편인 이 감독은 현역 은퇴 후 남자 프로팀 매니저와 코치를 거쳐 지난 2016년부터 KEB하나은행의 지휘봉을 잡고 있고, 부인 권 감독은 지난해 11월 수원대 사령탑을 맡은 새내기 지도자다.

 

이들 부부감독의 탄생은 1999년 9월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통일농구’가 인연이 됐다. 당시 ‘평양 류경 정주영체육관’ 개관을 기념해 열린 통일농구대회에 각각 현대전자(남)와 현대산업개발(여)이 참가를 앞두고 열린 출정식에서 권 감독이 첫 눈에 이 감독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부터다.

 

권 감독은 수원지역 선배로 당시 이 감독과 룸메이트인 최명도 현 울산 모비스 코치의 방을 찾아가 자연스럽게 평양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후 2년 뒤 결혼에 골인했다. 국내 최초 ‘통일농구 커플’이다.

 

현역시절에는 부인인 권 감독이 국가대표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이 감독은 2000년 현역에서 은퇴해 프로농구 현대와 KCC의 매니저를 거쳐 2007년부터 안양 KT&G와 인천 전자랜드 등에서 코치로 지도자 수업을 쌓은 뒤 2016년부터 KEB하나은행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부인 권 감독은 2003년 현대산업개발서 은퇴한 뒤 잠시 김천시청에서 실업선수 생활을 했지만 출산과 육아, 만학을 하면서 틈틈히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유소년 캠프에 강사로 나서 꿈나무들을 지도했다.

 

두 사람은 같은 길을 걸어왔기에 누구보다도 서로를 이해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지난해 권 감독이 수원대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도 가장 먼저 격려하고 힘이 돼준 사람이 바로 이 감독이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지도자의 자질을 갖춘데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것을 느끼고 있었기에 지도자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만류하지 않았다”면서 “아내는 엄마이자, 아내, 딸, 공익사업가, 감독으로 1인 5역의 ‘슈퍼우먼’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어 그 능력을 믿는다”고 밝혔다.

 

부인 권 감독은 “남편이 여자팀을 맡고 있다보니 내가 선수시절 느낀 경험 등을 물어올 때만 조언해 준다. 그 외의 것은 시즌을 치르면서 심적인 부담감이 크기에 가능하면 농구이야기는 하지 않고, 가정사도 웬만하면 신경쓰지 않도록 내가 알아서 해결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 감독과 이 감독은 2015년 10월 수원시 사회적경제 창업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비영리 사단법인 ‘KPE4LIFE’를 설립해 은퇴 체육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권 감독이 회장, 이 감독이 사무총장을 맡았으나 하나은행 감독 부임 후 이 총장은 직을 내려놓았다.

 

최근 이 감독이 5개월여의 정규리그를 마쳐 꿀맛같은 휴식기를 맞았지만, 권 감독은 지난 8일부터 대학리그가 시작돼 11월까지의 장기 레이스를 펼친다. 서로 다른 일정에 가족이 함께 보낼 시간이 많지 않지만 두 감독은 4월초 역시 농구선수로 활동 중인 외아들(초교 6년)과 함께 모처럼의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