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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Me Too)가 세상을 바꾼다] 상. 용기 내는 여성들

‘성폭력’ 침묵 깨고 한국사회에 큰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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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이 최근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최고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검찰 조직 내에서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의 용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침묵했던 성범죄 피해 여성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이번 미투 운동이 그동안 우리 사회에 스쳐 지나갔던 여타 캠페인과는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단지 여성들의 절박함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제는 정말 우리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이미 사회구성원 모두 가슴 깊은 곳에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에 던진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피팅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자신의 사진이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것을 알게 됐다. 해당 사진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고 이중 일부 댓글에는 자극적인 성적 농담이 담겨 있었다. 

이에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꽤 오래전부터 당해왔던 성희롱인데요…미투 운동을 알게 된 이후 한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여러분들도 살아가면서 당했던 성희롱ㆍ성폭력 등을 당당하게 말씀해주세요”라고 밝히며 자신도 미투 운동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최근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미투’ 운동은 ‘나도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SNS에 해시태그를 붙여(#미투, #Metoo)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캠페인으로, 지난해 미국 배우들이 성폭력을 잇달아 고발하면서 운동이 확산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달 서지현 검사가 검사 조직 내에서 성추행당한 사실을 용기 있게 폭로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서 검사 관련 기사에는 자신도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댓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많은 여성은 A씨와 같이 자신이 당한 성범죄 사실을 공개하며 미투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매년 800여 건의 성범죄 피해 신고가 접수되는 성남여성의전화 관계자는 “미투 운동이 확산되면서 용기 내 신고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그동안 자신이 성희롱ㆍ성추행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여성들이 언론 등에서 거론되는 성범죄 등을 보고 자신들도 당했다는 것을 깨닫고 상담하러 오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성범죄 신고 건수를 보면 지난 2015년 5천66건에서 2016년 5천195건, 지난해에는 5천414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월별 성범죄 신고건수를 보면 미투 운동이 알려지기 이전인 지난해 10월에는 464건의 성범죄 신고가 접수됐지만 이후 11월에는 536건으로 신고 건수가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성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신고 건수도 많은 것이지만, 미투 운동이 여성들에게 용기를 낼 수 있는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그동안 성범죄 피해자들이 숨은 이유는 수치심 때문이다. 왜 피해자가 수치스러워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구조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민의 인식 개선과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미투 운동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모두 노력해 안전한 사회, 안전한 직장 문화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준ㆍ정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