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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동 칼럼] 황해 명승, 시화호와 박물관섬, 대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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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의 루브르박물관! 불모의 사막 위의 도시에 세계 최고의 문화의 전당이라니…. 생광시럽게 들리는 단어의 조합이다. 우리도 많이 발전하였지만 지난 일 년 동안 돌아다닌 바깥세상도 엄청 바뀌었다. 세상 어디 가나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 있고 외국 호텔에서도 인터넷이 무료인 곳이 대부분이고 그 속도도 빨라져서 IT강국이라고 뽐내던 시대는 지나간다. 석유로 영원히 부자로 살 것 같은 사막의 나라도 미래를 위해서 이제는 관광산업으로 돌아섰다. 

아부다비의 루브르박물관 분관 개관은 오늘날 세계 각 나라들의 절박함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절강성의 한 도시를 방문하였을 때 이들이 MICE산업을 위해서 어느 정도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느끼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었다. 문화유산의 정비, 엄청난 규모의 컨퍼런스 시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의 친절함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소비경제를 위해서 그리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이제는 모든 나라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관광에 몰입하는 전략을 보편적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모래사막 가운데, 중국의 작은 고대항구도시 등등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을 위해서 치열하게 미래전략을 짜고 있는데 경기도는 미래 산업을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한반도가 전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자연유산이 바로 서해안 갯벌이고 서남해안의 섬들이다. 그중 경기도는 동양의 지중해, 황해의 아름다운 바다호수인 시화호, 즉 옛날의 시화만을 가지고 있다. 

경기만의 시화호는 비운의 자연유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호수가 된 다음에는 수질 오염에 고통이 따랐고 매립지의 활용으로 도시가 난개발되면서 자연경관의 아름다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지금도 대부도나 그 끝에 있는 탄도에서 보는 썰물 때의 해 질 녘의 풍경은 오늘날에도 아마도 단연 황해의 자연풍경으로서 세계유산 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옛날 자연을 타령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우리에게는 경제개발의 가치를 우선하였고 자연보전의 항구적인 미래가치는 등한시하였던 것이 이제까지의 경향이었다. 이제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으로 남기를 바랄 뿐이다. 다만 다른 나라들의 정책을 참고로 하여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좀 더 밝게 할 수 있도록 가꾸어야 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시화호에는 무궁무진한 역사적인 유산들이 잠들어 있다. 신라의 통일의 전략의 핵심이었던 당성이 남쪽에 버티고 있고 시화호에는 마산수로를 따라서 고대의 항구가 이어져 있어서 황해의 거점항구였음을 알 수 있고 한편으로는 안산에도 고대의 성태산성에서 시작하여 고려시대 무역상들의 대부도 고려무덤도 있으며 오이도의 신석기패총유적, 그리고 조선시대의 성호의 사상이 숨 쉬고 있고 표암 강세황과 그의 문하인 단원 김홍도의 흔적도 보인다. 역사 유적들뿐 만이 아니다. 

시화호의 동편으로는 공룡화석산지가 보존되고 있다. 누구나 흥분할 수 있는 한반도 지질시대사의 유적이 이곳에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갯벌 풍경 말고도 이렇듯 한국문화를 대표하는 유적들이 산재하고 있는 특별한 우리의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분산된 지역사회의 노력으로는 시화호를 우리의 대표적인 현대명승으로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재원의 한계 종합적인 개발전략 등을 효율적으로 이행하기가 어렵고 도시개발 우선정책을 허물어뜨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화호를 경기도의 영원한 먹거리 유산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자연과 문화의 조화로운 환경을 만들고 그 콘텐츠를 아름답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와 시화호를 접하고 있는 화성, 안산, 시흥시와 협동하여 경관조성과 활용정책을 종합적으로 입안하고 수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호수와 해안 경관을 최고의 독특한 자연적인 풍광으로 재구성하고 곳곳에 산재한 문화유산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또한 대부도와 같은 곳에는 ‘박물관섬’과 같은 특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하여 동아시아 시민들의 쉼터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여 황해의 해안 중에서 가장 의미심장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전략이 시급하다.

 

배기동 칼럼 국립중앙박물관장·한양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