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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전문대학에도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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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취업보장형 산학협력 특성화 대학’인 경복대학교 유통경영과를 졸업한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처음 입학했을 때만 해도 무척이나 생소한 대학이었으며, 일부 지인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위로의 말을 건 낼 정도였다. 그러나 졸업할 즈음 가족이나 지인, 친구들의 이런 생각은 스스로 달라져 있었다.

 

‘문과여서 죄송합니다’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문과생의 취업은 어렵고 험난하다. 더욱이 서울 시내 4년제 대학도 아닌 전문대학의 문과생으로 입학해 사실 고민도 많았다. 2011년 입학하고 소위 명문대학 다니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좌절도 맛보고, 자퇴를 결심해 지도교수님과 상담도 해보았다.

 

그런 쓰라린 시간을 보낸 후 군대를 다녀와서 새로운 결심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2학년에 복학하고 수강신청을 하면서 조금은 낯선 ‘기초현장실습’ 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했다. 이 프로그램이 막연하던 나의 꿈을 이뤄줄 것이라고는 그때는 몰랐다.

 

현장실습은 경복대학교가 2009년부터 현장중심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1학기 기초현장실습과 2학기 심화현장실습 교과목으로 산업체에서 8주간 실습하는 직장체험형 프로그램이다.

 

처음 기초현장실습을 나간 곳은 ‘이마트’로 이곳에서 직무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르바이트도 아닌 그렇다고 정식 직원도 더욱 아니었지만, 그래도 소속감을 가지고 회사 로고가 선명한 유니폼을 입고, 인사를 하면서 손님을 맞았다.

 

하는 일은 손님맞이뿐만 아니라 상품을 추천하거나 상품을 진열하는 일도 했다. 재고파악을 위해 창고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무에 접목하는 좋은 실습시간이었다. 물론 4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르바이트나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실습을 마치고 시작한 2학기 학교생활은 1학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수업시간의 지루함은 온 데 간 데 없고 이론을 생생한 실습경험을 떠올려 직무와 연계하자 왠지 모를 자신감마저 얻게 됐다.

 

2학기 ‘심화현장실습’도 이마트를 선택했다. 심화실습은 기초실습 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직무지식을 얻게 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마치 이마트 직원인양 느껴지기도 했고 이마트 직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도 싹텄다.

 

이처럼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한 두 번의 현장실습은 마침내 취업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면접과 직무적성검사를 무사히 통과하면서 꿈에 그리던 이마트 직원이 됐다.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 유통기업 첨병으로 열심히 근무하고 있으며, 만족하는 급여 및 복지혜택으로 생활하고 있다. 또 취업 후에도 모교에서 전공심화 과정을 이수해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있다.

 

지난날을 뒤돌아보니 경복대학교의 취업프로그램과 교육과정은 스스로 실패자라고 생각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던 인생을 바꿔놓았다.

 

이제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취업을 결정하는 것은 대학의 이름이나 4년제가 아니라 탄탄한 취업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물론 여기에는 개인의 노력과 교수님의 열정, 관심 등도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모교인 경복대학교를 자신 있게 추천하고 싶다.

 

아마 얼마 후 후배들이 취업과 현장실습프로그램을 위해 내가 일하는 이곳을 찾을 것이다. 그때 다시 한 번 후배들에게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서석현 이마트 용산점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