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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나는 화성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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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2신도시로 이사온 지 어느덧 2년이 지나간다.

 

처음 얼마간은 새로운 직장과 20층이 넘는 아파트에 적응하느라 여유를 느낄 틈이 없었다. 그러다 화성이 바다에 접해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여유가 생기자마자 주말마다 아내과 아이들을 데리고 궁평항, 전곡항, 백미리, 제부도 등 화성시 서해안을 열심히 누볐다.

 

모처럼 아무런 약속도 없던 지난 일요일 오후, 홀로 낚시를 가게 되었다. 목적지는 궁평항이다. 바다 위의 낚시터, 피싱피어와 해넘이가 멋진 곳이다.

 

지난 2월,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후보지로 궁평항 건너편 화옹지구가 선정되었다고 한다. 지난 겨울 아이들이 철새를 보러 가자고 해서 몇 번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땐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전 세계적으로도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철새라고 했다.

 

전투비행장이 이 곳으로 오게 되면 이 바다의 고요함이 남아있을까. 지금처럼 나를 품어주는 평온이 온전할까. 저녁을 먹기로 하고 인근 식당을 찾아들어갔다.

 

매운탕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자니 뒷자리의 대화가 들렸다. ‘왜 하필 여기로 옮기려고 하지’, ‘그러게. 아니 매향리가 조용해진 게 얼마나 됐다고’, ‘화성땅이 어쩌다 이리 됐는지…’

 

50년 넘게 미공군 사격연습장이었던 매향리를 언급하는 걸 보니 전투비행장 얘기인가보다.

문득, 가족과의 추억이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나도 이제 화성사람이 다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전곡항에서 열렸던 화성뱃놀이축제 일정을 알아봐달라고 했던 친구, 가끔 제부도 물때를 물어보는 조카…

 

인터넷 검색 좀 하면 다 나오는 정보들이지만 굳이 내게 물어보는 게 기분나쁘진 않았다. 내가 화성사람이란 걸 느끼게 해주는 기분좋은 현상들이었으니까.

 

돌아오는 차안. 가로등 불빛에 비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시이전 반대’ 현수막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백미리 갯벌에서 볼에 묻은 진흙은 아랑곳하지 않고 조개를 캐며 즐거워하던 아이들, 제부도 어느 조용한 까페에 앉아 미래를 얘기하던 아내, 화성호 철새탐조에서 망원경 속 저어새를 보고 속으로 탄성을 지르던 우리 가족…. 그렇다. 난 화성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화성의 미래가치는 바다에 있다. 나의 미래도 이 곳에 있으며 내 아이들의 미래도 이 곳에 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코발트빛 미래가 우리를 기다린다. 지켜야 한다. 현재 내 세대가 쉴 곳도, 미래에 내 아이들 세대가 쉴 곳도 바로 여기다. 다음 주말엔 가족들과 전곡항을 찾아야겠다. 전곡항 앞바다에 내려앉은 석양을 보며 내 아이들에게 얘기해줘야겠다. ‘여긴 화성시고, 우린 화성사람이야.’

 

김영수 화성시 동탄4동 통장단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