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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논단] 꽃향기를 잘 맡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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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우리는 눈으로 피부로 봄을 느끼며 때로는 코와 귀로도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봄의 주인공인 꽃이 피면 산으로 들로 나가 봄을 즐기고 자연을 만끽하게 된다. 눈으로 보는 꽃의 아름다움도 마음을 움직이지만 꽃의 향기를 통해 감각적인 충만은 더욱 깊어진다.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사람에게 중요한 감각이겠지만 감성적인 부분에서 후각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생각보다 크다. 뇌를 자극하여 여러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후각은 아주 큰 영향을 준다. 과거의 기억이 후각정보와 함께 저장되는 경우가 많고 장소나 인물에 대한 호감도가 후각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몸의 어느 한 부분이 고장이 난다면 무엇이든 불편함이 생기겠지만 후각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생각보다는 고통스럽고 생활의 질이 손상받게 된다.

 

뇌로 후각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 경우나 화학약품에 후각세포가 노출되어 비가역적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후각을 되돌리기 어렵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후각감퇴나 상실은 코점막의 기능저하가 지속적으로 진행이 된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콧물이 과도하게 흐르고 점막이 부어 코막힘이 생기는 일반적인 비염에서도 냄새를 맡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후각세포가 있는 코의 안쪽으로 공기가 들어갈 수 없어 발생하는 것으로 점막의 붓기가 가라앉으면 금세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이와 달리 후각의 기능이 실제로 약해지는 경우는 코점막이 건조해지고 콧물의 양이 적어 점도가 높아지며 심해지면서 점막 조직이 위축이 진행이 되고 후각 기능이 점점 감소하게 된다. 점막이 건조한 상태에서는 세균을 억제하는 기능도 약해지면서 진득한 콧물이 만들어지고 딱지가 많이 생기며 심하면 악취가 나기도 한다.

 

이러한 코의 상태를 ‘위축성 비염’이라고 한다. 위축성 비염은 급성으로 진행되는 일은 거의 없고 만성적으로 조금씩 발생하는 질환이다. 그래서 일반적인 비염과 달리 환자군의 연령이 높은 편이고 증상의 정도가 큰 기복이 없이 지속적이다.

 

치료에 있어서도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비후성 비염, 혈관운동성 비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의학적으로는 크게 두가지의 처방패턴이 적용이 된다. 점막의 수분을 말려 건조함을 유발하고 염증상태를 만드는, 열이 위로 뜨는 증상이 있다면 우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코점막으로 수분과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처방을 하여 조직이 서서히 살아날 수 있게 돕는다. 

위축성 비염은 특성상 여타 비염보다는 치료의 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지만 조직의 기능이 회복이 되면서 여러 불편한 증상들도 해결이 되고 후각도 점차 돌아오게 된다. 임상에서 보면 회복기의 환자는 다른 증상들의 호전에서도 만족하지만 특히 후각이 서서히 돌아오면서 냄새를 잘 맡고 음식의 맛도 더 잘 느끼게 되면서 생활의 만족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모든 병이 그렇듯 초기에 회복시키는 것은 비교적 쉽고 간편하다. 온전한 후각기능을 통해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머릿속 깊이 전달하고 가슴속 깊이 불어넣으면 더욱 충만한 생활이 될 것이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