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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논단] 신학기 잦은 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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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면 새로운 학년과 학기가 시작된다. 유치원에 들어가는 아이도 있고, 이제 학생이라는 신분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입학생도 있다.

새로운 친구와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한데 유독 이 시기면 감기나 몸살에 걸려 고생하는 아이들이 있다. 평소에 감기에 잘 걸리지 않다가도 새 학년이 시작되면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이 많다.

 

그 이유는 바이러스와 면역이다.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낯선 미생물 환경에서 온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다. 이제껏 내가 살고 있던 환경에서 자주 접하는 미생물에는 적응한 면역체계가 새로 만난 바이러스에게는 침입을 허용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환경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환경에서 온 사람을 통해 새로운 미생물을 접하게 되면 감염의 가능성은 증가하게 된다.

 

과거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뒤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수는 현저하게 감소했다. 북미의 인디언처럼 소수만이 남은 종족도 있고 잉카 제국과 아즈텍 제국처럼 아예 사라진 문명도 있다.

많은 원주민이 총칼에 의해 피를 흘린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훨씬 많다. 인디언의 경우 95%는 전염병에 의해 죽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유럽인이 가지고 온 천연두와 같은 바이러스는 원주민에게는 치명적이었다.

 

문명과의 접촉이 없었던 아마존 원주민이 외부 세계에서 온 이방인들을 만난 뒤로 바이러스성 간염으로 고생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우주전쟁’을 보면 지구인이 어떻게 해볼 수도 없이 막강한 외계인이 처참하게 지구를 유린하다가 어느 순간 허망하게 전멸해 버린다. 인간은 이미 면역의 획득한 지구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그 막강한 전투력은 전혀 쓸모가 없는 것이 된다.

어떻게 보면 어이없는 결말이기도 하지만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매우 설득력이 있는 설정이다. 실제 NASA를 비롯한 우주에 대한 탐구를 하는 집단에서는 외계 행성으로 인간이 직접 탐사하거나 여행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요소에 이러한 미생물적인 관점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처음 가는 외국에서 걸릴 수 있는 풍토병이라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살던 환경, 그 안의 수많은 미생물에는 적응하였지만 완전히 달라진 미생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감염을 겪게 되는 것이다. 해외여행이 늘어나고 국가와 대륙을 넘나드는 접촉이 빈번해지면서 풍토병이 감소하는 것은 적응할 수 있는 미생물의 범위가 인간에게 보다 증가하는 이유일 것이다.

 

아이가 달라진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일에서 이러한 위험한 상황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위험하고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면역은 부모로부터, 그동안의 환경으로부터, 혹은 예방 접종을 통해 획득했기 때문이다. 감기의 경우 워낙 바이러스의 변종이 많아 확실한 항체를 가지고 있기 힘들어 불가피하게 감염이 될 뿐이다. 

가벼운 감염은 풍토병의 경우처럼 더 넓은 범위의 미생물에 적응하는 단계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수없이 만나게 될 새로운 미생물에 대해 미리 적응력을 키워가는 과정으로 생각하여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처음 접하는 바이러스에 매번 감염이 되면서 적응할 필요는 없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면역은 새로운 바이러스를 만나도 쉽게 항체를 형성하면서 감염 없이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건강한 상태에서 면역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신학기 감기로 고생하지 않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재수 다올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