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도박 사이트

[이석희 칼럼] 이 나라에 그렇게 사람이 없단 말인가

카지노 도박 사이트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느끼는 솔직한 심경은 지금 이 나라가 고치기 어려운 중병이 든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 나라는 결국 이 병으로 죽어나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마치 중증 면역질환에 걸려 죽어가는 에이즈 환자를 보는 것 같다.

우리의 생명재산을 노리고 있는 외부의 적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운반수단인 미사일 발사 실험을 계속하면서 휴전선 일대와 서해 NLL에 인접한 섬까지 진지화하고 있는데 우리는 거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는커녕 오히려 내부에서 내부를 공격하는 어리석은 싸움에 스스로 죽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끔찍한 생각이 든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종걸의 간교함과 압박, 그리고 거기에 놀아나면서도 자기가 무슨 큰일을 저지르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날뛰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승민이 야합해 통과시킨 국회법 개정안 때문에 국정의 앞날은 더욱 암담하다.

국회의 정부 시행령 수정권한을 강화한 문제의 ‘국회법 개정안’은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 행정입법에 대해 국회가 수정 및 변경을 요구하면 소관 행정기관장은 이를 처리하고 국회에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총리-장관 등 행정부의 권한을 빼앗아 제 구실을 못하게 만들겠다는 의도에서 출발한 것이다.

또 헌법이 보장한 사법부의 권한까지도 침해했다. 지금까지는 행정입법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행정법원에 제소하도록 되어 있다. 헌법 제107조 2항은 행정부의 명령·규제·처분의 위헌·위법 여부를 대법원 심사에 맡긴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회법개정안은 대법원의 판결 권한을 국회가 빼앗아가겠다는 것이다.

이 심각한 상황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이 발효되면 국정은 결과적으로 마비 상태가 되고 정부는 무기력해질 것”이라며 정부로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국회법 개정안이 행정입법권과 법원심사권 침해 등 위헌(違憲) 소지가 있는 만큼 현 상태에서 정부로 이송되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비치자 여야(與野) 지도부는 개정안에 담긴 행정입법 수정 요구권의 ‘강제성’에 대해 서로 딴소리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회가 행정입법 수정을 강제할 수 없다”고 했고 새민련은 “정부가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의무 조항”이라며 세월호법과 국가재정법 시행령 등 11건을 상위법 위반 사례로 제시하고 이를 즉각 수정하겠다고 나왔다.

기막힌 일은 새누리당 유승민은 “우리 입장은 ‘강제성이 없다’이다”라고? 김무성은 “당기구에서 균형 감각있는 헌법학자들을 불러 논의할 것”이라고? 합의 통과가 되고 문제가 심각해지자 “우리 입장은 ‘강제성이 없다’이다”라는 것은 무슨 못난 소리고 이제 와서 전문가에게 물어보겠다는 것은 무슨 바보같은 소린지 이해할 수 없다. 여당 의원들 가운데 몇 명이나 법안 내용을 검토하고 이해하고 야당의 의도까지 파악하고 표결에 참여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마치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마당에 “설마 죽기야 하겠느냐, 감각 있는 전문가들에게 물어 보겠다”하며 엉성하고 미적지근한 사람들이 모여서 중환자를 들여다보고 있는 꼴이다.

야당은 이명박 정부 때도 시도했었지만 특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정부가 일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죽을 쑤게 만드는 일을 노골화 하고 있다. 야당이 정부가 하려는 일은 모든 것을 반대하고 못하게 훼방하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그들의 핵심전략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건 등에서 봤듯이, 여러 차례 총리 후보자에 대한 낙마 과정에서 보아 왔듯이 무슨 일만 있으면 트집을 잡고 야당이 대통령의 책임 무능 독선 불통 탓으로 몰아붙이며 국정 발목잡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다 차기 집권을 위해 실패한 대통령과 실패한 정부 만들기 전략이라는 점을 지나쳐 보면 안 된다.

나라야 망하든 말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이 일을 못하게 하고….

어리석은 생각에는 모조리 갈았으면 좋으련만 이 나라에 그렇게 사람이 없단 말인가? 심각한 자가 면역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방법은 없는가?

이석희 대한언론인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