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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칼럼] 이재오는 장하나 만도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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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놓고 여당인 새누리당은 반드시 이를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었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통과는 되더라도 반대표를 최대한 결집시켜야겠다는 입장이었다.

결과적으로 여당의 뜻대로 통과는 됐지만 표결에 임하는 여야의 태도와 결의는 전혀 달랐다. 흩어지고 풀어져서 엉성한 여당의 모습과 목표를 위해 악착같이 뭉치고 결집한 야당의 모습이 주는 느낌은 영 다른 것이었다.

세월호 사건 직후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했을 때부터 시작된 후임 총리 결정 과정에서 안대희 씨와 문창극 씨는 방송신문정치권, 특히 야당의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헐뜯기와 흠집내기를 견디다 못해 중도에 하차해 버렸다.

세 번째 후보자였던 이완구 씨도 야당의 정치공세와 여론몰이 때문에 바람 앞에 촛불처럼 꺼져버리기 직전까지 간 위태위태한 상황이었다.

이번에도 낙마해 버린다면 야당은 대통령 인사의 문제점을 약점으로 잡아 정국 뒤흔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판이었고 대통령은 정치적 혼란과 소용돌이 속에서 아무 일도 못하는 신세가 될 뻔했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만들고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찍는 것은 야당의 중요한 정치적 노림수요, 대정부 핵심전략들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만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치풍토가 그래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야당은 앞으로 있을 선거에서 내가 다시 국회의원이 되고 우리당이 집권해야 한다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정부가 일을 못하고 죽을 쑤게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만한 일이 적지 않았다.

그동안 야당의 정부 발목잡기와 반대를 위한 반대, 극한투쟁들 가운데 국민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런 잘못을 바로잡아나가야 할 여당이 더구나 당 중진이 당의 힘을 분산시키고 내무반에 총질을 한데서야 그게 옳은 일인가? 새누리당의 이재오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 군자(君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小人)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써서 뿌렸다.

이 글을 본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가 이완구 후보자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재오 의원은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좀 삐딱하고 이상한 태도를 보이다가 결정적인 때에 내무반에 총질을 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대의(大義)와 소리(小利)가 충돌할 때 군자(君子)는 대의를 택하고, 소인(小人)은 소리를 택한다.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는 말은 옳고 좋은 말씀이다. 그러나 우리가 놓여있는 현실, 상황, 처지를 대입(代入)해서 생각할 줄 알아야 지식인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럴듯한 말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인용해서 쓴다는 것은 시대에 동떨어진 사람의 빈탕 지식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치상황과 국가적 현실을 놓고 볼 때 大義는 무엇이고 小利는무엇인가, 君子는 누구이며 小人은 누구인가?

대의가 국정혼란 초래인가, 군자는 국정혼란이 뻔한 일을 보고도 팔짱끼고 남의 일 보듯 하고 있으란 말인가? 국정에 책임 있는 여당의 지도적 입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당의 방침을 어기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으로는 시어머니의 상을 당해 출상(出喪)하는 날이었지만 표결에 참가했던 진선미와 며칠 전 아이를 낳은 산모의 몸을 이끌고 나와 표결에 참가했던 장하나 등 새정치연합의 두 의원이 자신들보다 당의 방침을 따르는데 충실했다는 점에서 이재오 의원보다는 윗길로 보인다.

이재오 의원 정신 차리시오. 현실성 없는 빈탕 지식으로 어설픈 문자나 읊으면서 학식과 철학이 있는 것처럼 허세부리며 국민을 현혹시키려 들지 마시오. 천하의 이재오 의원이 장하나 의원만도 못해서야 되겠소?

이석희 대한언론인회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