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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칼럼] 한 해의 끝자락에서… 패션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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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힘들고 아픈 사건들로 인해 상처투성이다. 매서운 바람과 강추위는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12월을 더욱 더 동토의 왕국으로 만들어 버리는 듯하다. 연말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서운 한파가 한반도에 몰아쳐 세상을 꽁꽁 얼리더니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아쉬운 마음마저 꽁꽁 얼게 만들었다.

거리에는 예년의 크리스마스 캐럴송도 사라졌고, 반짝이던 연말 경기조차 가벼운 주머니 단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마도 경기 침체와 세월호 참사 등으로 경제적심리적으로 위축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도와주어 결국 함께 일어나는 것이 한국인의 저력이자 힘이다. 때문에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따뜻한 온정들이 사회에 온기를 불어 넣어준다. 덕분에 연말 송년회의 비틀거리는 발걸음은 사라지고 서로의 사랑으로 인해 길거리는 사랑방이 되어가는 듯하다.

얼마 전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의 ‘2014년 CFDK 어워즈 시상식’과 ‘송년 파티’에 많은 분들이 응원의 발걸음을 해 주었다. 전순옥, 진선미, 이자스민 국회의원, 현삼식 양주시장과 포천시의회 이형직 부의장 등이 참석해 한국의 패션 디자이너들에게 힘찬 격려와 용기를 주었다.

여기에 항상 우리 패션 디자이너들을 응원해주고 장소까지 빌려주신 두타 이승범 대표도 마지막까지 자리를 함께 하면서 패션 디자이너들과 한국 패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고민과 비전을 공유했다.

또한 10년 전부터 나를 비롯한 문화인들이 해오던 파티를 5년 전부터는 지인들과 함께 다문화가정 어린이 문화 예술 활동 지원을 위한 ‘안최이임홍’ 파티도 며칠 뒤 열었다. 많은 분들의 도움 없이는 연말 행사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다. 두개의 큰 연말 행사를 치르는데 도움을 준 지인들과 협찬사에 지면으로 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며칠 전에는 천호동 소재의 명진아동복지센터에 산타와 함께 방문했다. 3년 전, 서울패션위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님과 자선 패션쇼에서 만났던 아이들이 어느새 훌쩍 큰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작은 정성과 사랑을 잊지 않고 있는 아이들의 순박한 미소를 보고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들을 잊고 있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내가 누군가를 도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산타가 나에게로 온 것 같았다.

물품만 보내 주는 것 보다 직접 방문해 사랑을 함께 나누어 주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꼭 다시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추운 겨울 그들의 따뜻한 배웅은 나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우리 섬유 패션계 역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련의 시기였다.

국내 패션산업의 외형은 매년 확대되었지만 국내 중소 패션기업과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엄청난 물량 공세의 해외 SPA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들의 양극화 놀음에 새우등만 터지고 있는 격이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패션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뿐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패션은 단순히 브랜드나 가격 경쟁만이 전부가 아닌 창조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K-패션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경기도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K-패션 빌리지나 국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K-패션 엑스포는 대한민국 패션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주목할 만한 일이라 생각한다. 디자인과 소재, 봉제까지 어우러진 패션산업을 중심으로 생활문화 분야까지 접목시킨 K-패션 빌리지, 국내의 패션 전시 산업 활성화 및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K-패션 엑스포는 우리 패션산업이 아시아의 중심이 되는데 커다란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옛말에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다가오는 2015년 새해에도 새해는 떠오르고 우리의 희망과 꿈은 계속될 것이다. 비록 지면으로 만나 뵙는 모든 분들에게 행복과 행운을 기원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상봉 패션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