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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돋보기] 정말 오해나 실수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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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어느 지방검찰청의 수장이 공공장소에서 낯부끄러운 도착행위를 벌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이번에는 전 검찰총장이 골프장 여직원을 성추행 한 혐의로 고소당하였다.

피해 여성은 피고소인이 여직원들만 사는 골프장 기숙사 방에 찾아와 샤워하고 있던 자신을 밖으로 불러내어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추었다고 주장하였다. 물론 성추행 혐의를 입증하기 위하여서는 아직 조사가 더 필요한 것으로는 보이나, 대체 야심한 시간에 왜 전 검찰총장씩이나 하던 분이 여직원의 기숙사 방으로 찾아간 것인지에 대하여서는 별다른 합리적 설명이 존재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특정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대체 왜 특정 기관 고위직들에 의한 성 스캔들은 끊이지 않는 것인가? 누구보다도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명확히 알고 있을 수사기관의 수장들이 어찌하여 이 같은 일에 연루되는 것인가?

혹자는 성범죄의 발생은 사회전반에 퍼져 있는 성인지왜곡, 일명 강간통념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성범죄가 발생하는 데에는 피해자에게도 책임(그것이 야한 옷차림이던 애매한 행동이든)이 있으며, 사실 합의 하에 성적 접촉을 해놓고도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자신도 좋아해놓고는 왜?), 그리고 극소수의 행실이 좋은 않은 여성들에게만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오해 등이 바로 강간통념의 핵심이다.

수많은 연구들은 재판에 회부된 성범죄자들에게 있어 이 같은 강간통념이 매우 강렬하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피고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혐의가 오해 혹은 무고에 의한 것이라 믿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사건 당시에는 자신의 행동에 동의를 했었는데 나중에 변심을 하여 고소한 것이고, 사실상은 애초 유혹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피해자였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강간통념은 성에 대하여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일수록 더 심하다고 알려진다. 특히 가부장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일수록 성에 대한 이중 잣대가 심하며 그에 따라 더 많은 강간통념을 지닌다고 한다.

최근 어떤 대학에 제출된 학위논문에서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고하였다. 그것은 나이에 따라 강간통념의 정도가 달라지며 그에 따라 청소년기 성비행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인데, 즉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성적인 인지왜곡이 적지만 나이를 먹어 사회화가 되면 될수록 강간통념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성비행에 연루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초등학생에게는 명백한 잘잘못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희석되고 왜곡되어 사소한 비행에는 무딘 자들이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이렇게 사태가 악화일로를 걷지 않도록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자신의 잘못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지 않기 위해서는 잘못이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인 행위임을,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일은 결코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합의라는 것은 상대방의 뜻을 찾아 존중하는 것임을 제대로 교육하고 있는지 세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초등학교 오륙학년 때는 명백히 알고 있던 사실을 왜 어른이 되어서는 깡그리 잊어버리는 것일까? 결국은 예방교육만이 이 모든 구설수를 피하는 길이란 생각이 든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