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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균의 스케치여행] 황무지가 된 포구 선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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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톤 라일락향기가 교정에서 풍겨온다. 그러나 잔인한 사월이다, 바다 밑에 갇힌 젊은 청춘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대부분의 꽃들은 화장을 지우듯 서둘러 졌다. 길섶의 찔래꽃만이 원혼처럼 하얗게 피었다. 산야를 뒤덮은 신록은 봄의 동화처럼 싱그럽다. 오랜만에 심란한 마음을 달래려 선창을 찾았으나 포구는 황량했다. 주인 잃은 횟집들은 그대로 주저앉아 폐허가 되었고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 달래랑 미나리를 팔고 있는 할머니도 의욕을 상실한 채 노곤해 보인다. 수년전 긴 방죽에 주저앉아 배들이 떠있는 선창을 그렸던 기억이 새로운데 그때의 푸른 바다는 간데없고 넓은 땅은 황무지가 되었다. 녹슨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아스라한 기억들이 세월의 무상함을 알린다. 화옹방조제는 그 어떤 욕망의 지시로 이렇듯 자연을 변형시켜 놓았을까? 몇몇 남아있는 난전에서 힘없이 꿈들 대는 낙지랑 꽃게들이 서글프다. 한때 이곳은 새우와 젓갈 시장으로 쉼 없이 북적댔다. 봄날도 벌써 어둡다.